9월의
첫 날 새벽입니다.
아직도 어색한
새로운 한 달을 맞이합니다.
특별한 하루로
시작하고 싶어서
하얀 여백에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써 내려 갑니다.
침몰할 것 같은
두려움도 여전하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잘 통과하겠습니다.
두려움의 역설 속에...
9월을
시작하며
두 손 모아
크신 그 분께
마음을 드리며
새롭게 시작합니다.
다시,
오늘을
한 달을
회복됨을
기대하며
오늘 하루를
열어봅니다.
9월
안재동
징검다리는
흐르는 물살에 잘 버텨야 한다.
자칫 중심을 잃어 제자리를 이탈하거나
급류를 이기지 못해 떠내려가기라도 하면
사람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게 된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9월은
최대한 편하고 좋은 징검다리가 되려 애쓴다.
사람들은 심성 고운 그런 9월을 사랑한다.
길목을 지키는 존재란
으레 긴장되고 분주하게 마련이지만
가을의 길목에 선 9월은
언제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한다.
풍성한 들녘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즐거운 마음을
선선한 공기를 들이켜는 사람들의 싱그러운 호흡을
푸르른 하늘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잘 알기 때문이다.
9월의 들녘에선
여름내 살쪄 올라 사람들을 뒤뚱거리게 했던
무료와 권태의 비계 덩이들이
예리하게 날 다듬은 낫이며 호미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농부들의 힘찬 손길에
뭉텅뭉텅 떨어져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