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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Aug 09. 2016

오래된 노래가 생각나는 동네

추억 속 영화가 생각나는 섬나라, 대만 이야기 #1

여행은 방울방울


여름휴가를 어디로 갈까?라는 고민으로 며칠을 소비했다. 이곳저곳 많이 있었지만 3박 4일간 짧은 여행길에서 이동시간을 고려해서 알차게 다녀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몇 해전에 보았던 영화가 생각나서 다시 보게 되었는데 바로 마음을 굳히고야 말았다. 설렘과 오래된 멋스러움 그리고 꾸미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들이 나를 끌어 들었다.  그 나라는 바로 대만이었다. 목적지가 결정되니 남은 날짜를 세는 일 밖에 할 게 없었다. 사실 짧은 여행기간이기에 많은 짐이 필요 없었고 배낭 하나에 다 때려 넣고 출발하기로 한다.

정말 짐이 없긴 없었는지.. 배낭도 다 채우지도 못했다. 친구들에게 대만 간다고 하니 여름에는 정말 덥고 습하다고 추천하지 않는다고 하는 의견이 많았는데 나는 딱 잘라 "나는 더위 잘 견뎌 습한 건 뭐 대충 어떻게 되지 않을까?"라고 패기 넘치는 말들을 친구들에게 떠들어 댔다. 하지만 공항 밖을 나오자마자 이건 내가 패기로 견딜 더위와 습도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기분 좋은 여행길이기에 나는 바로 긍정적 마인드로 무장하고 숙소로 이동을 했다.


공항에서 지하철로 이동하던 길에서.. [LG G5 촬영]




천천히 하나하나


공항을 빠져나와 숙소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하기 위에 지하철을 타러 갔는데 표 끊는 곳부터 역까지 우리나라랑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라인별로 색상이 잘 표기되어 조금만 신중하면 누구라도 쉽게 탈 수 있을 거 같았다. 인터넷에서 한글로 된 지하철 노선도를 다운 받아서 참고하면서 돌아다녔기에 크게 어렵지 않았다.

덥고 습한 날씨를 헤치고 드디어 시원한 숙소에 도착을 했다. 체크인 시간보다 한 30분 정도 빨리 도착해서 로비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정말 이 곳이 최고라는 생각밖에 나질 않았다. 내가 머문 호텔은 한국어 하시분이 계셔서 생각보다 쉽고 편리하게 안내받을 수 있었다.


짐을 풀고 오늘 갈 장소를 체크를 했는데 언제나 그랬듯 장소만 정하고 세세한 건 목적지에 도착하면서부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빡빡한 여행을 좋아하지도 잘 하지도 못하기에 천천히 둘러보기로 하고 카메라만 휙 메고 문 밖을 나섰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오래된 회색빛의 건물들 그리고 꾸며지지 않은 모습들 내가 영화에서 보던 모습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감성임에는 분명했다.

도착하고 2박 동안은 늘 카메라를 갖고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사진을 많이 찍지를 못했다. 사실 무엇을 어떻게 담느냐가 중요한데 막상 카메라를 들면 머릿속이 백지가 되어 다시 내려놓기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내 마음을 움직여 셔터를 누르게 한 동네 구석구석은 정말 좋았다. 개인적으로 골목골목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는 이내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한 번에 모든 걸 다 보고 돌아간다면 다시 오고 싶은 기대감은 남지 않으리라 다음에 다시와 보지 못한 구석구석을 돌아보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만의 색을 갖고 있는 동네


대만을 글로 표현하자면 향신료 가득한 중국의 골목 정취와 일본과는 다른 정리되지 않은 오래되고 낡은 느낌이 주는 편안함등이 있는 거 같다. 들은 이야기로는 대만은 건물을 지을 때 용적률이라는 개념이 아직 완벽하게 잡히는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70년대 같이 말이다. 그러기에 건물들과 건물들 사이가 틈 없이 붙어있다. 그리고 옛 건물들과 신식 건물들이 뒤엉켜 있는 모습들은 과거와 현재가 같은 공간 안에 숨 쉬는 듯하다.  


짧은 여행길이어서 대만의 매력을 자세히 느끼기엔 부족했지만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천천히 둘러봐야 할 곳임에는 분명하다. 넓은 섬에서 내가 있던 곳은 관광으로 제일 많이 오는 곳이기에..

대만은 섬 가장자리로 도시를 이루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동쪽보다는 서쪽으로 사람들이 주로 분포하고 있다고 이유는 가이드해주셨던 분께서 알려주셨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리고 해안을 따라서 고속철도가 섬 전체를 연결하고 있어 다른 도시를 이동하고 싶으면 고속철도를 타면 된다고.. 다음에 오면 고속철도를 타며 대만 구석구석 전체를 여행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 질 녘의 길은 붉은색으로 변해가고 있고 낡은 건물들에는 따뜻함이 회색 벽을 물들어 간다. 사람들이 얼기설기 발걸음을 옮기고 이야기를 나누고 여행을 하고 있다. 그 안에 있는 나 또한 사람들 속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夜 놀자

야 시장이 많이 발달해 있다는 대만이다. 어린 시절 동네에서 축제가 시작되는 날이 가까워지면 항상 야시장에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린 기억이 있다. 그렇기에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간 곳은 한국인에게도 많이 유명한 장소로 이 곳 말고도 도시 곳곳에 자신들만의 색을 갖고 있는 야시장이 고루 분포한다고 하니 매일 밤 야시장 투어를 해도 괜찮겠다. 한국과 시차가 한 시간 차이여서 그런지 별로 불편한 게 없었고 늦게 자는 나에겐 지금 시간에 야시장을 둘러보기가 좋았다.


이곳은 정말 사람이 많았다. 현지인뿐만 아니라 관광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한국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이곳저곳 구석구석 돌면서 구경도 하고 뽑기도 하고 먹기도 했는데 대만에 와서 망고빙수를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 맛이 있더라 한국 돌아갈 때도 생각이 날정도였으니.. 그리고 대만 오면 많이들 사시는 망고젤리는 사는 곳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운이 좋게 시장 안에서 다른 곳보다 정말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더운 날 냉장고에 차갑게 해서 먹는 망고젤리는 한국 오자마자 며칠 안되어 내 배속으로 빨려 들어가 너무나 아쉬웠다.


"도시의 밤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이 존재하고 어둠이 내려앉은 시장 안은 형형색색의 전구의 빛들로 사람들의 추억을 채워준다."



- 첫날과 둘째날의 여행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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