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 그들의 뿔에 대한 무게
다녀올게요 여행 : 포토에세이
사파리에서 5대 장이라 불리는 동물들이 있는데 그들은 바로 코뿔소, 버팔로, 사자, 표범, 치타로 투어 기간에 보지 못하고 투어가 끝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 코뿔소를 투어를 나가자마자 보게 되었다. 같이 간 친구가 정말 보기 힘들다고 행운이라고 보면서 흥분했는데 나야 처음 봐서 신기한 거지만 친구는 정말로 희귀한 동물을 본마냥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처음엔 탐방하면 가까이서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내 생각과는 다르게 정말 멀리서 지켜볼 뿐이었다.
다시 차를 움직여 다른 동물을 보러 이동하였다. 점점 이동하면서 비포장길이 나오고 양옆으로는 차보다 큰 코끼리들이 지나가고 있다. 얼마나 지났을까? 운전하던 친구가 소리를 버럭 질러 나도 모르게 그 친구 쪽을 바라봤는데…. 옆에 차보다 더 큰 코뿔소가 우리를 보고 있던 것이다. 둘 다 너무 놀라 순간 멈추고 숨소리조차 적막히 들렸을 때 코뿔소도 놀랐는지 갑자기 뒷걸음치더니 다른 길로 움직였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다시 천천히 차를 움직였는데 우리의 생각과 비슷했는지 아니면 원래 가던 길 가려 했는지 우리 앞으로 떡 하니 두 마리의 코뿔소가 길을 막고 하고 애정행각을 하고 있었다. 우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갇힌 차 안에서 지켜볼 뿐이었다.
바로 앞에서 보는 코뿔소는 마치 장갑차 같았다. 그 위압감은 아직도 생생히 내 몸이 기억한다. 만약 우리를 향해 돌진한다면 그만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을 것이다. 그런 코뿔소의 심기와 좋은 시간을 위해 잠시 차에서 조용히 있기로 했다.
해 질 녘의 하늘이 사파리를 붉은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친구와 나는 차 안에서 코뿔소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코뿔소가 보기 힘들어진 이유가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밀렵꾼들이 코뿔소의 뿔을 구하기 위해 사냥을 하고 뿔만 잘라가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나라에서는 코뿔소의 개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차원에서 뿔이 상징인 동물의 뿔을 잘라 보호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밀렵꾼들의 목표는 뿔이기에 뿔 없는 코뿔소는 상품가치가 없어 코뿔소를 사냥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참으로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사람의 욕심과 탐욕 때문에 그들의 상징과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된다니 말이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코뿔소들이 가지고 있는 뿔의 무게는 그들이 지탱하고 있는 몸의 무개보다 더 무거운,
그들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