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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Mar 31. 2017

초목위엔 초식동물들 : 하나

다녀올게요 여행 : 포토에세이

전 세계에 분포하는 동물 등 중에 그래도 그 개체 수가 가장 많은 게 초식동물이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인데 사파리에서도 여지없이 어디를 가나 눈에 밟히는 게 초식동물들이었다. 다만 첫 글에서 언급했던 5대 장들 중 초식동물과 기린은 지역에 따라 그 분포도가 아주 다르다는 것을 사파리 투어하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여행을 하는 사파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위치한 크루거 국립공원이었다. 그 면적이 서울의 32배에 이른다. 땅이 넓어서 하루 이틀 사이에 사파리를 다 둘러 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사파리마다 위치한 숙소를 기준으로 주변 여행을 여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처음에는 초목 위에서 뛰어 다는 것만 봐도 신기하고 새로워 보였는데 어느 순간 자주 보게 되니 늘 옆에 있는 느낌이었다. 참 그들은 어디에 있건 편안하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 티몬과 품바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그중 익살스러운 품바가 기억이 많이 남았는데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그 품바와 딱 눈이 마주쳤다. 둘 다 순간 신기한 얼굴로 계속 쳐다보았다. 정말 만화의 한 장면처럼 나와 흑멧돼지는 서로 하염없이 쳐다봤다. 사파리 내에서는 차에서 내릴 수 없기 때문에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이 흑멧돼지는 다른가보다 우리가 신기한지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 표정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나에게 다가와 "안녕?"이라고 손을 건네며 인사할 것만 같았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안녕?"이라고 말했는데 소리에 놀러 오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바람 같이 사라졌다.


이곳의 동물들을 보면 참으로 자연스러우면서 자유로워 보인다.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모습인데 그 모습이 나에게는 으레 신기하게 보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볼 수 있는 곳은 동물원이라는 갇힌 곳에서 밖에 볼 수 없었는데 그땐 몰랐는데 동물들의 표정이 이처럼 다양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거 같다.


어쩔 수 없이 보호해야 할 동물들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인간의 궁금증과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갇혀 지내는 동물들을 보면 한편으론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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