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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Mar 31. 2017

스스로의 생각에 갇혀
마음을 열지 못하다

다녀올게요 여행 : 포토에세이


남아프리카에 가기로 마음먹었을 때 현지에서 생활 던 친구가 엄청나게 겁을 주었던 일이 생각난다. 공항에서의 일들과 혼자서 골목을 들어가지 말라는 말과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는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남 아프리카도 착할 때까지 들었기에 나의 마음속에서는 어떤 불안감 같은 게 자리 잡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도착해서도 사람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순수함보다는 약간의 두려움이 깔려 있었을 것이다. 현지에서 오랜 시간 있던 친구에게서 들은 말들이라 쉽게 흘려보내기 힘들었던 것이 마음 한 쪽에 남아있었나보다.


그래도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곳에 도전한다는 게 크지만 나는 그러지 못한 거 같다.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는 멀찍이 바라보는 전부였던 거 같다. 여행일정도 있었다지만 쉬는 시간에는 거의 숙소에서 보냈던 거 같다.


사파리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여느 나라나 그렇듯 잘사는 동네가 있음 형편이 어려운 동네도 있으리라 길옆에 다 무너져가는 집들이 즐비하다. 흡사 할렘가 같은 느낌이지만 그 안에서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창문을 열고 있으면 언제 어디서 손이 들어와 물건을 훔쳐갈지 모른다는 친구의 말에 창문은 굳게 닫고 가고 있었는데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게 교복 입은 아이들이 길 양옆으로 줄지어 가고 있다. 주변은 시설은 어수선하지만, 아이들이 입은 옷은 깔끔하고 정돈되어 보였다. 그리고 맑게 웃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그 순간 나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하나가 내가 너무 색안경만 끼고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친구의 걱정도 이해하지만 나는 저들이 미소도 없는 무표정의 사람들이라고만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 안에는 정말 천사처럼 맑고 편안함 웃음이 있었다는 것을….


나는 용기 내 먼저 지나가면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였다.

무표정에 신기하게 쳐다보던 아이들과 어른들이 환한 웃음을 보이면 같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거면 됐다. 그저 서로에게 미소로 화답하고 인사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 전까지 힘들었지만 하고 나니 아무렇지도 않은 그저 당연했던 행동이었다. 그러고 나서 돌아본 주위의 풍경은 생각보다 따뜻하게 다가왔다. 그들의 생활은 그럴지 모르겠지만, 마음은 다 같다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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