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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Mar 31. 2017

그들의 동네 안에서

다녀올게요 여행 : 포토에세이


마지막 날이었다. 숙소에서 일찍이 짐을 꾸리고 쉬고 있었다. 문득 숙소의 동네가 궁금했다. 처음 왔을 때 동네를 본 느낌은 너무나 아기자기하고 예뻤기 때문이다. 여행 일정 때문에 둘러볼 시간이 없었는데 이렇게 시간이 남은 김에 근처라도 돌아보자는 심산으로 동네를 돌아다가 시작했다.


집 앞에 위치한 오래 돼 보이는 카페를 지나 2차선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이 없었지만 무섭지는 않은 느낌의 동네였다. 얼마를 지나자 구멍가게가 보여 사진을 찍으려고 핸드폰을 들었는데 큰 웃음소리와 함께 내 프레임 안에 사람이 들어와 있었다. 너무나 환하고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말이다. 난 순간 당황했지만 곧이어 너무 즐거웠다. 그 사람은 민망한지 웃음을 지어 보냈고 뒤따라 오던 친구도 그 친구를 붙잡고 얘기를 하며 서로 웃었다. 그렇게 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다시 동네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남아공에서 일반 집들과 건물, 상가들은 2중으로 된 문과 담벼락에는 전기로 된 안전펜스가 있는데 소매치기나 강도가 많아 보통 건물을 짓게 되면 기본적으로 설치한다고 했다. 이런 걸 보면 생각보다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어떤 길은 지나가는 차량 유리에다가 돌을 던져 깨뜨리는 범죄도 있어 그걸 조심하라는 표지판 등이 길 곳곳에 설치되어있다.


친구에게서 출발한다고 연락이 왔다. 나는 숙소로 발길을 옮겼고, 차에 짐을 싣고 움직였다. 그런데 친구가 저 오래 돼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나 한잔하고 가자 한다. 우리는 좋다 하고 카페 안에 들어갔는데 젊은 남자가 우리를 기분 좋게 맞이한다. 알고 보니 겉모습은 오래 돼 보여도 연지 하루밖에 안 되었다고 자기가 손수 다 꾸몄다고 잘됐으면 좋겠다면서 웃음 띤 얼굴로 얘기를 이어간다. 메뉴를 보니 아프리카노라고 있다. 신기해서 물어보니 원래는 아메리카노인데 여긴 아프리카니깐 아프리카노로 자기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센스 만점이다.


맛있는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고 카페주인과 작별을 고하고 차에 올라탄다.

짧았지만 나도 그들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겉핥기였다고는 하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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