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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Aug 14. 2017

아프리카의 끝에 서서

다녀올게요 여행 : 포토에세이

마지막 여행지는 아프리카 대륙의 끝 아굴라스 곶이다.

보통 남아프리카의 희망봉이 대륙의 끝이라고 아시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아굴라스 곶이 대륙의 끝이다.


조용하고 조그마한 마을이다. 그리고 마을의 끝자락엔 등대가 있다.

그곳까지 오는 사람들은 생각보단 많지 않아서 그런지 차분하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햇빛이 없는 날이었지만 시원하게 부는 바람과 바다에 일렁이는 파도는 충분히 설렘이 있을 만 하다. 넓디넓은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잡생각이 사라져 마음의 평화와 고요함이 있다.


파도는 거칠게 일렁이지만, 이상하리만치 마음만은 평온했다.

한 대륙의 끝에 서서 보이지 않는 끝을 바라보며 서 있는 모습은 어떨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는데

이곳에 와서 막상 서보니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다. 머릿속이 깨끗해 졌다는 게 맞을 거 같다.


자그마한 소원이 있다면 각 대륙의 끝을 가서 도장을 찍는 것이었다.

마추픽추를 올랐을 때 상각지도 않았는데 도장을 찍을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아굴라스 곶에 올 때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등대를 구경을 위해 안으로 들어가니 매표 부스에서 표에 도장을 찍어주는 걸 보고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권을 들이밀고 도장을 찍어줄 수 있냐고? 부탁했는데 기분 좋게 웃으시면서 찍어주셨다. 여권에는 등대를 똑 닮은 도장이 찍혔다.

그 모습을 보던 다른 친구들도 우르르 와 자신들의 여권을 내밀었다. 도장을 찍어주시는 직원분의 얼굴이 어린애들처럼 보였는지 생긋하고 웃어주셨다.


이곳에서 봐야 할 곳은 대륙을 끝을 알린 비석과 난파선이다. 안내 비석에서 조금만 더 이동하면 보이는데 결코 작은 배는 아녔다. 오랜 세월과 사연을 같이 안고 있는 배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바다의 갯바위 곳곳에서는 현지인들이 낚시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던 걸 보니 이곳이 낚시 포인트 인 거 같다.


마지막 날의 아침이 부산하지 않아서 좋았고, 숙소에서 나온 아침이 너무 맛이 있어서 좋았다. 주인분께서 정성스레 만들어주었던 아침이라 좋았다.


아프리카대륙의 끝이 아프리카여행의 마지막 여행지여서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았던 날이었다.

여행의 중반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였고, 또 다른 곳의 여행을 시작을 알리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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