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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Sep 06. 2017

밤의 바르셀로나

다녀올게요 여행 : 포토에세이


새로운 나라, 새로운 도시

남아프리카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케이프타운에서 비행기를 타고 출발했다. 1회 경유를 해서 가는 코스였기에 장거리였는데 새로 만날 나라와 도시 생각을 하니 걱정보다는 긴장감이 앞선 거 같다.

원래는 남아프리카여행이 끝나면 다른 아프리카 나라로 갈 예정이었지만, 급하게 일정을 바꾸어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다녀오기로 했다. 


비행기에서 내려짐을 찾고 우리 숙소가 위치한 구시가지인 카탈루냐광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프리카에서 바로 넘어와서 그런지 한기가 피부 깊숙이 파고들었다. 서둘러 가방에서 외투를 꺼내서 걸쳤다. 장기간 비행기를 타서 그런지 몸이 찌뿌둥했지만 발걸음만은 한결 가벼웠다. 처음 본 카탈루냐광장은 사람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랜 건물과 현대식 건물들이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잠깐의 설렘을 뒤로하고 다시 배낭을 메고 숙소로 향했다. 도착해서 방을 배정받았는데 온풍기가 작동을 하지 않아서 다른 방으로 옮겨주셨는데 크고 더 좋았다. 그리고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구시가지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온다. 온풍기가 망가졌던 게 더 나은 계기가 되었다. 무언가 여행의 시작이 좋았던 거 같다.




오래된 도시


짐을 풀고 잠깐 쉬고 나오니 어느덧 어둠이 내려앉았다. 골목골목 불빛들이 비치고 있었고 구시가지의 모습은 더욱 낭만적으로 바뀌었다. 저녁을 먹으려 다시 카탈루냐 광장으로 나왔을 때는 낮보다 많은 사람이 눈에 띄었다. 듣기로는 스페인사람들은 저녁은 우리나라보단 늦은 시간에 한다고 알고 있는데, 사람들과 곳곳의 레스토랑을 지나가면서 보니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 서둘러 식사를 챙겨 먹고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산책을 하기로 했다.

처음 왔기에 그냥 골목골목을 다녀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다니다 보니 넓은 광장 같은 공간이 나왔다. 그곳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놀기도 했다. 그 앞에는 커다란 성당이 있었는데, 바르셀로나를 떠날 때쯤 알게 되었는데 바로 바르셀로나대 성당이었다. 잠깐의 감탄을 뒤로하고 성당 주변 골목을 여행하기로 했다. 골목골목마다 사람들이 다녀서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던 거 같다.


조금 걷다 보니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소리 나는 곳으로 다가가니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한 남성분의 노래를 듣고 있다. 책상 하나 펴시고 한 손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중후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뭔가 첫날의 낭만처럼 들렸고 사람들도 즐거워하며 보고 있었다.

바르셀로나에는 동양인 여행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골목 어귀에서도 동양인들은 보지 못했다. 밤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아니면 넓은 광장 주변에 있는지 숙소로 발걸음을 하는 내내 보지 못했다.


스페인은 정말 사랑이 넘치는 나라임에는 분명하다. 어디를 가나 연인이나 부부는 손을 잡고 다녔고 반려 동과 함께였으며 웃음이 넘쳐났다.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내내 느낀 감정이었던 같다. 다만 내가 여행자여서 즐거운 모습만을 본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던 거 같다.


골목을 나와 조금 걷다 보니 어느새 숙소 앞에 다다랐다. 첫날의 밤은 이렇게 마무리하기로 했다. 너무 무리하지 않도록 남은 2주간의 스페인, 포르투갈 두 나라 일곱 개의 도시 여행의 시작과 끝을 잘 맺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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