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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Feb 28. 2018

바르셀로나에서의 하루_1

다녀올게요 여행 : 포토에세이


동네 마실


오늘은 바르셀로나 동네 곳곳을 돌아보기로 한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가 동네 구석구석을 천천히 둘러보는 걸 좋아한다. 많은 걸 보는 것보다 좋아하는 장소에서 며칠을 머물며 주변 풍광을 보는걸 더 즐긴다. 그렇기에 오늘은 골목골목 돌아다니며 구경하기로 한다. 

내가 숙소를 잡은 장소는 바르셀로나의 구시가지인데 이곳은 옛날에 지어진 건물들로 이루어진 마을로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건물 하나하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대충 사진으로 찍어도 멋들어진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이른 시간 가방을 하나 메고 골목을 나선다. 춥지 않은 날씨였지만 아프리카에서 넘어와서 그런지 피부에 와닿는 찬 공기가 몸을 떨리게 했다. 

골목마다 낯선 이미지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아마 현지인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여행자인 내가 바라본 시각은 하나하나 눈으로 담고 싶은 이미지였다. 일상적인 모습에서 다가오는 따뜻함과 평온함이 참으로 좋다. 좁은 골목에 한 줄기 빛이 쏟아질 때의 이미지가 멋들어진 옛 동네이다.





여행자와 현지인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니 한가지 느끼는 건 확실히 여행자들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 관광지나 유명한 곳을 돌아다니기 마련이기에 그런 것 같지만 이렇게 골목마다 각각의 이야기를 가진 장소를 못 본다는 아쉬움도 느낀다. 아기자기하게 담아 놓은 화분들과 따뜻한 햇볕을받으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모습 등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치유가 되는 것 같다. 

나는 즐거운 여행자로서 이곳을 둘러보지만, 현지인들 눈에도 나와 같이 보일지는 미지수다. 다만, 내가 바라보는 그들과 그들이 사는 공간은 아름다워 보일 뿐이다

새롭기 때문에 눈에 담고 싶은 것도 많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길도 바빠진다. 익숙해지면 보이지 않을 수많은 장면들을 찍기 시작한다. 아무렇지 않은 일상의 하루를 아무렇지 않게 카메라에 담아본다. 내가 보고 생각하고 느꼈던 모든 것을 표현하고 전달하고 싶다. 

매번 여행을 다닐 때 카메라를 꾸역꾸역 챙겨 많은 걸 담아 보겠노라 하지만 막상 갖고 나가면 카메라로 찍는 것보다 눈으로 보는 게 훨씬 많다. 무언갈 찾는 듯이 여행을 하다 보면 되려 더 보지 못하고 찾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던 날들이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다닐 때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현지인처럼 둘러 보기 시작했다. 
여행자의 설렘과 기대를 하지만 마음은 현지처럼 차분하고 있는 그대로를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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