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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Mar 08. 2018

날씨가 좋았던 날의 바르셀로나_2

다녀올게요 여행 : 포토에세이



광장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이는 장소, 누구나 편히 앉아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곳 그리고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광장이다. 나라별 광장을 이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일듯싶다. 스페인은 광장이 굉장히 많이 있다. 그곳에 사람들이 다 북적북적 거릴지는 몰라도 내가 지금 와있는 곳 바르셀로나 대성당 앞 광장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여행자와 현지인들이 한데 뒤섞여 한 공간에서 존재한다. 이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도 심심할 겨를 없을 듯 하다. 사람 구경만 해도 하루가 훌쩍 지나버릴 거 같은 느낌이었으니 말이다. 특히나 부모님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이 많이 보였는데 정말이지 너무 귀엽고 보기 좋았다. 나도 한자리 잡아 털썩 앉았다. 뭐 딱히 할 것도 없었고 그냥 이렇게 햇살을 받으면서 앉아 있고 싶었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간에는 그저 기분 좋은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성당 앞에서는 집시들이 종이컵은 들고 앉아 있다. 여기 말고 바르셀로나에 있는 큰 성당 앞에서 이런 모습을 종종 볼 수가 있었다. 어느 나라든 늘 행복한 모습만 있는 게 아니기에 모든 삶이 힘든 이가 있다면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란다.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다 보면 참으로 비눗방울을 날리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아이들이 많이 오는 장소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어린 시절의 나도 그렇겠지만 하늘에 비눗방울이 날리면 뭐가 그리 좋은지 이내 터트리고 놀기 바빴다. 세상 모든 아이가 그랬으리라 그리고 그렇게 작은 거에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날이 가끔 그립기도 하다.




시간의 여유


콜럼버스가 인도를 향해 가다가 길을 잘 못 들어서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했다는 얘기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그의 상징물이 있는 장소는 카탈루냐 광장부터 항구까지 연결된 람블라 거리의 맨 끝부분에 자리 잡고 있다. 평생 무언가를 찾기 위해 다닌 그는 여전히 항구에 머물러 먼바다에 손짓하며 사람들을 반긴다. 이 람블라 거리는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유명하다. 길에는 기념품을 파는 소 상가들부터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 거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그사이를 꽉 메운 수많은 사람이 거리를 활발하게 움직여 준다. 얼마 전 안타까운 차량 테러로도 뉴스에 나왔던 곳이기도 하다. 오전부터 늦은 저녁까지 거리는 활기차고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리고 길 사이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맛있는 맛집들도 많이 있어 만약 바르셀로나에 가면 꼭 가게 될 것이다. 카탈루냐 광장에 도착하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길이 보이는데 바로 그 거리가 람블라 거리다.


내가 어느덧 사회의 일부분이 되고 시간의 톱니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하루에 쫓기듯 살다 보니 내가 주가 아닌 시간이 우선시 되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업무는 주어진 일정 시간 안에 끝내야만 잘했다는 인정을 받고 나도 시간을 잘 활용했다는 뿌듯함이 어느 순간 머릿속 깊숙이 잠식해 있었다. 그러나 이건 쉬는 날에도 여유롭게 있질 못하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쉬는 날은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쉬어도 되는 데 마치 그냥 있으면 시간을 낭비한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내 몸이 그리고 내 마음은 아무것도 안 하고 쉼을 원하고 있었지만 내 머리가 그러질 못했던 거 같았다. 그러던 중 여행을 시작했고 여행을 어느 정도 다니다 보니 내가 시간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는걸 알게 되었다. 제한적인 기간이지만 결국 나는 계획한 대로 하기보다는 그냥 다가오는 시간을 차분히 바라보고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차분히 하나씩 하기 시작했고 계획했던 예상보다는 훨씬 못 미친 일정을 소화했지만 불안하기보다는 편안함이 느껴졌고 아쉬움보다는 여유가 생겼다. 쉬는 시간에는 온전히 아무것도 안 하고 '쉼'을 하는 방법을 말이다. 이제는 휴식의 진짜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는 마음이 생긴다. 이젠 시간이 쫓기는 휴식은 없을 것 같았다.




색상


사진은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피사체를 찍어도 촬영하는 사람마다 개성 따라 다르게 표현되고 가공된다. 그리고 그런 자기만의 색깔이 쌓여서 그 사람 고유 스타일이 생긴다. 나도 사진을 하고 나서 나만의 색을 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던 거 같다. 다양한 방법으로 찍어보기도 하고 표현해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사진은 나를 다르게 표현하고 내 감정들을 표출하는 방법이었고 개인적 생각과 가치관을 정리하는 방법이기도 했는데 아직 완전하지 않았던 거 같았다. 그렇기에 나의 사진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처럼….


우리나라 시장에 다녀보면 한 미용실에서 똑같이 머리를 했는지 할머니들의 머리는 뽀글뽀글한다. 어쩜 공장에서 찍어나온 듯한 귀여운 머리다. 왜 그런가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냥 관리하기 편해서라고 했었다.


해 질 녘 황금빛이 내려앉은 길거리를 걷다 보니 어느새 시장에 다다랐다 요기라도 할 요량으로 시장 안을 기웃기웃 거리는데 여기 상인 어머니들을 보고 눈이 호강했다. 개성 있는 스타일의 어머니들이 생각지도 못하게 많았기 때문이다. 감히 젊은 친구들도 함부로 도전하기 어려운 색상에 스타일링까지 너무나 멋지다는 생각을 시장에 있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사람마다 각자 고유의 색이 있다고 생각한다. 성격, 성향, 인격 등이 모여 자신만의 색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잘 어우러진 색은 여러 빛깔의 눈부신 아름다움으로 언제나 환하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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