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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Feb 05. 2019

포르투, 또 만나자

다녀올게요 여행 : 포토에세이

감상


 한 나라 또는 한 도시는 문화적 의미와 예술적 가치가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다닐 때 그 도시의 모습과 공공예술이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보며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도시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감상하며 느끼고, 그 안에서 편하게 걷는걸 어느 순간부터 해오고 있는 거 같다.


포르투 날씨는 변화무쌍했다. 아침엔 해가 있다가도 어느 순간엔 다시 안개가 자욱이 도시를 지우고 또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비가 내리는 등 알다가도 모를 날씨였다. 마치 내가 좋아하는 제주 날씨를 많이 닮아있었다.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볼 때에는 새로운 경험을 해주기도 하는 도구이다.


오늘은 영화' 해리포터'에 나왔던 렐루서점과 포르투의 상징이 아줄레주(타일 미술?)가 상징적인 포르투역에 다녀올 예정이다. 오늘이 마지막 여행이기 때문에 포르투에 상징인 몇 가지를 보는 것으로 여행을 마무리 하려 한다. 내가 머물던 숙소는 역이랑 그리 멀지 않았으며 그사이에는 멋들어진 성당과 맛있는 젤라토를 판매하는 상점이 있었다. 먼저 나는 렐루서점으로 향하기로 했는데 가는 길목에는 오래된 성당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성당 겉모습은 아줄레주로 멋 드려지게 꾸며져 있는데 이렇듯 포르투를 걷다 보면 곳곳에 건물들 외벽에 아줄레주가 있는걸 볼 수가 있다.



렐루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중 시장 같은 곳이 보여 들어가게 되었다. 위에서 바라봤을 때 규모가 커 보였는데 막상 내려가니 우리나라의 작은 재래시장 같은 느낌이었다. 이곳 포르투는 와인도 유명하지만 그만큼 유명한 것이 바로 코르크였다. 전 세계 코르크의 약 40%가 포르투갈에서 생산된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인 거 같다 시장 안에 서는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생선, 꽃, 식품 등 그리고 코르크를 이용한 각종 기념품 등도 그 안에 있었다.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시장 안에는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천천히 둘러 볼 수 있었다. 잠시 코르크 기념품을 살까? 하다가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서점 앞은 아이, 어른 구분 없이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영화 해리포터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나도 언제 한번 해리포터 시리즈를 처음부터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점 안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채우고 있었는데 오래된 책 냄새와 나무 냄새가 공간을 채웠으며 사람들은 그냥 보고만 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책도 사고 천천히 앉아서 둘러 보기도 하며 서점을 이용하고 있었다. 나는 무언가 딱히 사고 싶었던 책이 없이 그냥 공간을 보러 간 것이기에 천천히 둘러보고 나오기로 한다.


책방을 충분히 둘러본 후 나는 포르투를 처음 맞이했던 역으로 향했다. 첫날 도착해서는 보는 둥 마는 둥 역을 빠져나왔지만 사실 굉장히 상징적인 역이었다. 이름은 상벤투역으로 내부에는 2만 개의 아줄레주 타일로 포르투의 역사적 사건 등을 묘사해 놨다. 그래서 그런지 역 안을 그냥 지나치기보단 작품 등을 하나하나씩 감상하고 나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나도 못내 아쉽게 지나쳤기에 이번엔 하나씩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역으로 가기로 했다.


렐루서점을 나와 상벤투역을 향하는 사이 날씨가 또 한 번 변했다. 도시 전체가 안개로 뒤덮인 것이다. 이내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많이 오는 거 같지 않아서 그냥 역으로 걸었다. 2월 끝자락의 포르투 날씨가 원래 이런 것인지? 아니면 계절 상관없이 이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날씨가 참으로 변덕쟁이 같은 느낌이다.



역은 크지 않았지만 아줄레주로 꾸며진 역 안에 있는 나는 마치 작품 속에 있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묘했다. 역동적인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니 삽시간 흐른듯한 느낌이었다. 밖을 보니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구름이 짙게 내려앉아서 그런지 더 어둡게 느껴진다. 여행하는 사람들 중에는 날씨 때문에 많이 호불호가 갈릴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 포르투의 여행 적정 시기는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으시는 분들은 겨울을 피해 오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요즘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포르투가 참으로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스페인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며 걷기만 해도 그냥 좋은 도시라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나 또한 같은 느낌을 받았다. 짧게 오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걷고, 보고, 느끼는 걸 추천하고 싶다. 다만 사람마다 여행마다 두는 관점이 다르기에 스스로 맞는지에 대해서는 고려해야 할 부분인 거 같다.


마지막 날인만큼 오늘은 동 루이스 1세 다리의 야경을 보려 한다. 야경을 보러 갈 위치는 셀라르필라두성당(Mosterio da Serra do Pilar)의 전망대인데 이곳은 포르투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야경을 관람하러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만약 포르투에 여행하려 한다면 이곳에서 야경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더 어두워 지기 전에 역에서 빠져나와 동 루이스 1세 다리를 향해 걷는다.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다리고 위치하기에 금방 다리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내가 야경을 볼 곳은 다리 맞은편에 있었기에 다리를 건너 성당으로 향했다.

해가 질 무렵이었지만 다리에는 많은 사람이 기념사진을 찍기도 멀리 풍경을 바라보기도 했다. 나도 그들처럼 중간중간 다리에 서서 사진도 찍고 멀리 도시를 바라보며 걸었다. 이내 하늘은 푸르스름한 빛을 내뱉고 있었는데 나는 그 빛이 금방 사라질 것만 같아 마음이 초조해 발걸음이 이내 빨라졌다. 어느덧 전망대에 다다른 나는 도시를 한눈에 담기 좋은 장소로 이동을 했다.


저 멀리 노을 지는 모습이 보인다. 구름에 짙게 가린 하늘 틈 사이로 붉게 물든 노을이 따뜻한 빛을 내고 있다. 이내 빛은 사라지고 없어졌지만 눈 앞에 펼쳐진 도시의 풍경들이 너무나 황홀하게 다가왔다. 무언가 사진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의 감동이 있었던 거 같다. 촉촉하게 내려앉은 땅바닥에 가로등 불빛들이 비춰 더욱 로맨틱한 느낌을 주었다. 저 멀리 도루강에도 가로등 불빛들이 비춰 도시의 야경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 주었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마음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아프리카부터 시작된 한 달간의 여행이 이렇게 마무리된다는 것에 너무나 감사할 뿐이었다. 갑자기 시작된 아프리카여행이 이렇게 예상치 못한 감동으로 마무리 될 거라고는 더욱 믿기지 않았던 거 같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늘은 캄캄해졌으나 도시의 불빛은 더욱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마지막 밤이라고 생각하니 생각에 잠겨 한참이고 포르투의 밤 풍경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렇게 마지막 여행은 마무리되었다.



한 달간의 짧지 않은 여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여행기는 2017년 2월에 다녀온 여행이었습니다. 너무 늦은 글 맺음이었네요. 우연히 시작된 아프리카여행 그리고 스페인을 거쳐 포르투갈까지 거리상으로는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여행이었습니다.


그동안 부족하지만, 꾸준히 기다려주고 재미있게 읽어주셨던 구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다음 여행기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빠른 시일 내로 연재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여행을 다녀오지 못해서)

다만 아프리카 여행기는 글의 형태를 바꿔서 재연재를 진행할까? 고민 중에 있습니다. 풍경도 너무 이뻤는데 흑백으로 글을 연재하다 보니 여러 가지 느낌 전달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이 부분은 다시 고민해서 글과 사진을 재편집하여 다시 연재하는 방향으로 잡힐 거 같습니다.


다시 한번 늦었지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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