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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Jul 27. 2019

아테네에서의 하루 중 낮 풍경

산토리니 : 포토에세이


낮 풍경


호텔 조식을 먹기 위해 스카이라운지로 향했다. 넓진 않았지만,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신전이 바로 보이는 뷰가 아주 좋은 곳이었다. 천천히 아침을 먹으면서 오늘 갈 예정 유적지를 보니 지금 이 자리가 최고의 명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늘 아니면 아마 난 평생 아크로폴리스에 발을 디딜까 싶어 마음을 다잡고 식사를 마쳤다.


짐 정리를 끝내고 체크아웃과 함께 짐은 호텔에 잠시 보관 후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아무런 여행 정보가 없었기에 그냥 대충 아크로폴리스가 보이는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일단 신타그마 광에서 출발점을 정하고 움직이기로 했다. 그래야 길을 덜 헷갈릴 것 같았기에 미리 지도를 한번 훑고 나왔다. 광장에서는 의회가 정면으로 보였는데 그 앞엔 무명 용사의 기념비가 있었다. 나도 호기심에 앞까지 왔는데 때마침 우리나라 경복궁 앞 수문장 교대식처럼 작지만 절도 있는 군인들의 교대식이 시작되고 있었다. 운이 좋게 딱 맞춰 볼 수 있어 아침부 큰 행운이 함께 한다고 멋대로 생각해 버렸다. 길지 않은 교대식에는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나도 그 틈에 끼여 잠깐 구경했다.


시간이 지체되면 안 되기에 나는 발걸음을 서둘러 옮겼다. 요리조리 길을 따라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그냥 도시 전체가 유적이었다. 어딜 가나 유적지 표시가 있었고 하물며 골목길 옆에는 옛 도시의 터가 함께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것이 참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아테네 도시 자체가 관광지이다 보니 골목골목에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눈에 보인다. 나도 기념품 하나 살까? 하다 이내 마음을 돌려 발걸음을 옮겼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다녀도 기념할 만한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나를 찍는 경우도 드물다. 오로지 카메라에 담기는 모습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


아직 카메라에 나를 담는다는 게 어색한 느낌으로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 같다.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할 때쯤이었다. 저 멀리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기에 무슨 일인가 하고 가서 보니 아크로폴리스를 입장하려는 관광객들이 표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던 것이었다. 오전 10시쯤 되었는데도 줄을 설 정도이니 좀만 더 지체됐으면, 아마 포기하고 돌아가야 할 상황이 벌어질 거라는 생각이 문득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우여곡절 끝에 표를 구매하고 입장 할 수 있었는데 최종 목적지인 파르테논 신정까지는 산꼭대기인 정상까지 가야 하기에 부지런히 발길을 옮겼다.  신전에 다다라서 나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건 오래되고 멋스러운 신전이 아닌 구경하는 관광객들이었다. 정말 많은 관광객이 초입에 있었는데 단체관광객부터 학생들 그리고 나처럼 소규모 관광객 등 정말 많은 사람이 입구에서 사진을 담고 설명을 듣고 있었다. 나는 어서 이곳을 피하고자 파르테논신전이 있는 목적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테이블마운틴처럼 평평한 모습이었다. 그 위에 신전들이 존재했었는데 그 중앙에 바로 그 유명한 파르테논 신전이 자리하고 있었다. 신전은 보수 공사를 진행하는지 곳곳에 철근 구조물들이 보였다. 나는 천천히 신전을 따라 산 정상을 한 바퀴 돌아본다. 개인적으로 신전보다는 정상에서 바라본 아테네 전경이 더 눈에 들어왔다 파란 하늘과 넓게 펼쳐진 도시를 보고 있자니 마음에 편안함이 찾아들었다.


그렇게 나는 난간에 앉아서 잠시나마 먼 도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 2019년 3월 말 당시 아크로폴리스 티켓 금액은 20유로이며 통합권은 30유로에 판매하고 있었다.






신전 구경을 다하고 원래 길이 아닌 반대편 길로 내려오는데 한 청년이 나에게 다가왔다. 나에게 축복을 내려주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미 이게 멍멍이 수작인지 알고 있었다. 악수를 청하던 그 청년은 어느새 내 팔목에 끈 하나를 묶고 갑자기 축복을 내리려고 한다. 나는 자연스럽게 손을 놓고는 끈을 정중하게 돌려주었다. 골목골목 내려가는 길에는 이 청년과 같이 많은 사람이 관광객들에게 같은 방법으로 물건을 팔고 있었다. 그냥 이럴 때 모른 척하고 제 갈 길 가는 것이 최고다.


호텔에 가까워 졌을 때 큰 시장에 들어왔다. 이곳은 기념품부터 길거리 음식 등 정말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수한 관광객들이 그 안에서 각자의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 속에 섞일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제 곧 있으면 비행기를 타야 하기에 눈으로 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나의 하루 아테네 여행은 짧고 굵게 마무리되었다. 밤늦은 시간의 낭만과 햇살 따뜻했던 한낮의 평화로움, 전혀다를것 같았던 도시의 느낌이지만 이 모든 감정을 하루 동안 충분히 느낄 수 있었기에 큰 아쉬움은 많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미련 없이 산토리니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아테네 여행 시 주의할 점

유럽의 유명 관광지는 어디나 비슷하겠지만 아테네도 소매치기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나 한국에서 신혼여행으로 오시는 분들은 딱 봐도 돈을 갖고 오는 느낌이 나기에 소매치기에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우선 중요 짐은 호텔 방안에 비치되 있는 금고 안이나 안전한 곳에 보관해 두고 나오시는걸 추천해 드립니다. 또한 가방은 앞으로 메고 다니는 방법이 제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소매치기를 다 피할 수 없기에 대략의 제가 아는 선에서 아테네에 소매치기를 예방할 수 있는 몇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산토리니에서 고객분들 촬영 중 아테네에서 소매치기 당하신 분들이 적지 않아 그분들이 당하셨던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지하철 탈 때 갑자기 내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하면 의심해야 합니다. 지하철이 열리고 타는 순간 일부러 뒤에서 밀치고 정신없게 만든 상태에서 스마트폰이나 귀중품을 도난당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친절하게 인사하면서 다가오는 사람들도 주의 하셔야 합니다. 보통 동양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디서 왔냐? 나 거기 아는데? 라며 친근함을 표시하면서 다가와 말을 걸면서 다른 일행이 소매치기하는 방법입니다.

세번째는 꼬마들입니다. 주로 집시들이 소매치기를 많이 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꼬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아크로폴리스 입구 주변과 파르테논신전 근처에는 꽃을 들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데 꽃을 선물하는 척 또는 판매하는 척 다가와 소매치기를 합니다. 유럽을 처음 방문하거나 관광을 많이 다니지 않은 분들은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아이가 꽃을 들고 오면 반갑게 다가가 인사도 하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행지에서는 특히 주의 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히잡이나 손에 천을 들고 있는 아이와 어른들도 경계해야 합니다. 다 그렇지 않지만, 손이 보이지 않기에 언제 어디서든 조용히 내 물건이 없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이상 소매치기 주의 사항이었는데요. 쓰다 보니 내용이 길어졌습니다.

앞서 서술한 내용 말고도 다양한 방법의 소매치기가 있으니 유의하시면 좋을 듯싶고요 만약 누군가 다가오는 느낌이 있거나 꼬마가 꺼림칙하게 다가오면 그냥 모른 척 발길 돌려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괜한 액션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 다시 한번 상기시켜드립니다.


유의 사항을 너무 길게 썼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지 않다는 점 다시 한번 알려드리고요

즐거운 여행으로 왔는데 소매치기를 당해 여행을 망치면 속상하니 내 물건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꼭 잘 챙겨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한국 여권은 더욱더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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