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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Feb 24. 2022

[IBP][북스터디] 블랙스완 · 프랙탈 이론

#한봉규

Sierpinsk Triangle


프랙탈 이론,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한다' 나심 탈레브가 블랙스완 첫 장에 경의를 표한 수학자 베누아 만데브로가 창안한 이론이다. 만데브로가 블랙스완 내용을 극찬했다는 점은 차지하고, 내 관심사는 블랙스완과 프랙탈 이론은 어떤 관련성이 있는가이다.


혹자는 1987년 블랙먼데이 사건을 경험한 탈레브 자신이 받은 충격과 공포의 본질을 납득하기 위한 분투 끝에 프랙탈 이론이 가장 잘 설명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도 한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한다는 이 명제 한 문장으로 탈레브는 어떤 현상을 설명하고 납득한 것이다.


내가 든 생각은 이렇다. 작은 구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이다. 대부분 일상은 규칙적이다. 한데 이 규칙이 깨질 때가 있다. 교통사고가 대표적이다. 특히 내 과실이 아닌 타인의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는 예측할 수 없다. 2차 선인 차선이 있다. 하나는 좌회전 차선이고, 그 옆은 직진 차선이다. 신호를 잘 따를 경우 일상은 평온하다. 이 평온함은 안정적이고 따듯하다.  


하지만 철재가 부딪혀 찌그러지는 소리를 듣는다. '~' '~' . 십중팔구 사고가  것이다. 직진 차량이 좌회전을 했고, 좌회전 차선 차량은 직진을  경우이다. 시시비비를 가리느라  운전자는 서로에게 사납기 그지없다. 도로에 늘어서 있는 차량은 아랑곳하지 않은  말이다. 블랙박스가 있으니 시시비비는 금세 가려질 것이다.


중요한 점은  운전자 모두 자신의 차량 운행 방향을 차선과 다르게 차를 몰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경우이다. 교통사고 과실을 따질   운전자에게 일방적으로 100% 책임을 묻지 않는 경우는  때문이다. 이른바 쌍방 과실. 하지만   하나는 억울하기 그지없는 것이 교통사고 특징  하나다.


그렇다고 블랙스완이 쌍방 과실이라는 말은 아니다. 교통사고 중 극히 드문 운전자 한 명이 100% 책임이 있는 경우 이를테면 음주 운전과 같은 일이 블랙스완이라고 할 만하다. 사실 음주 운전은 그 위험성을 모두 인지하고 있지만 매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일상의 반복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나심 탈레브의 식견을 빌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911테러 사건을 프랙탈 이론으로 접근하면 작은 해안선이 보이는 데, 음주 운전은 그 해안선과 같다는 것이다. 프랙탈 이론은 수학자 만 데 비로 가 영국 해안선 길이를 측정하고자 샘플로 뜬 한 지역 해안선 모습이 영국 전체 해안선과 유사하고 이는 무한 반복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해 수학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즉, 911테러는 음주운전 사고처럼 피해자는 운전자의 음주 사실을 전혀 모르는 채 겪는 블랙스완이라는 점이다. 이런 일을 정말 피할 수 있는 것일까? 나심 탈레브는 이렇게 조언을 한다. 우리 일상 작은 구조에 대한 민감성을 높이라고 말이다.


민감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나심 탈레브가 제시한 것은 '회귀적 속성을 경계하라'라는 말이다. 이를테면 어떤 사건이 일어날 법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 이른바 무작위로 일어난 것이라는 설명을 의심하라는 말이다. 요컨대 음주 운전은 무작위로 일어난다는 말을 의심하고 경계하라는 말이고, 블랙스완은 사실 무작위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말 같았다. 나심 탈레브는 프롤로그에서 그 심정을 이렇게 밝혔다.



'왜,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것일까? 이 의문을 풀려면 상투적인 지식을 전복시켜서, 이런 지식이 복잡다기하며 회귀적인 속성이 갈수록 강해지는 현대 사회의
상황에 들어맞지 않음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이것이 이 책의 중심 주제다.'



이 한 문단이 나심 탈레브가 블랙스완을 빌어 하고 싶은 메시지 핵심이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불확실성은 엄밀하게 말하면 알 수 없다. 하지만 모른다는 사실을 내 어떤 노력으로 알 수 있다면 적어도 최악의 상황은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일상의 작은 사건에 민감해야 한다. 특히 사건을 대하는 회귀적 속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귀적 속성으로 음주 운전을 막을 수 없다는 말이다. 특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대하는 태도로 회귀적 속성은 주의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911 테러 10년 후 2011년 월가를 점령하라는 아큐파이 운동은 회귀적 태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아큐파이 운동 이후 자성 없는 지난 십여 년을 보냈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 로코나 대유행을 겪고 있다.



https://youtu.be/Iq3p1M3ZTFE



#나심탈레브 #블랙스완 #프랙탈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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