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봉규 PHILIP Oct 31. 2022

[삼삼한] 10월 · H갤러리 매거진 다운로드

#한봉규

Job Praying. 1960. Goldmark


시월, 라퐁텐 우화와 샤갈 에칭 판화를 읽고 보고 쓰며 낙엽을 맞이하고 있다. 그중 우화 1권 ‘바랑’ 편이 기억에 남는다. ‘다른 사람에게는 스라소니 눈으로, 자신에게는 두더지 눈’을 인간은 갖고 있다는 표현은 날카롭고 재미있다. 그래서 거울 앞에 서서 나를 바라보는 내 눈도 두더지 눈인지 타인을 향할 때는 스라소니 눈으로 변하는 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반대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을 바라볼 때는 두더지 눈으로, 스라소니 눈으로는 내 자신을 바라봐야 거울 앞에 내 자신을 온전히 볼 수 있을 것 같다. 



[라퐁텐 우화 제 1권 바랑]

푸갱 그림


어느 날 제우스 신이 말했다.

"이 세상의 숨쉬는 모든 것은 위대한 나의 신전 앞으로 출두하도록 하라.

만약 생김새에 대해 불만이 있다면, 두려움 없이 말해도 좋다.

내가 그것을 바로잡아 줄 것이다.

자, 원숭이여, 이리로 오너라. 네가 첫 번째로 말해 보아라.

저 동물들을 보고 네 자신의 아름다움과 비교해 보아라.

너는 스스로 만족하느냐?"

원숭이가 말했다.

"저요? 그렇지 않을 이유가 없죠.

저는 다른 동물들처럼 발이 네 개 있잖아요?

게다가 여태까지 내 초상화는 아무도 흠잡을 데가 없었어요.

하지만 내 친구 곰은 겨우 윤곽만 그릴 수 있었답니다.

내 생각에 곰은 결코 만족할 만한 초상화를 그릴 수 없을 거예요."

그러자 곰이 나왔다. 모두들 곰이 불평을 늘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곰은 자기 모습에 대해서는 자랑을 늘어 놓으며 코끼리에 대해 험담했다.

코끼리는 꼬리를 좀더 붙이거나 귀를 조금 잘라내야 하는데,

심지어 몸매마저 틀이 잡히지 않아

아름답지 않은 큰 덩어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코끼리 차례가 되었는데,

무척 현명한 코끼리조차도 비슷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코끼리는, 고래가 왕성한 식욕 때문에 매우 뚱뚱하다고 판단했다.

개미는 옴벌레가 매우 작다고 생각하면서

그에 비하면 자신은 거인이라고 믿고 있었다.

제우스 신은 서로를 비판하면서도

스스로에게는 만족하고 있는 동물들을 모두 돌려보냈다.

그런 동물들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우리 인간이었다.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는 날카로운 스라소니의 눈을,

자기 자신에게는 한 치 앞을 못 보는 두더지의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는 모든 것을 용서하며, 다른 사람에게는 그 어떤 것도 용서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웃을 보는 눈과 다른 눈으로 자신을 보는 것이다.

지고한 창조주는 우리 모두를 같은 방식의 바랑꾼으로 창조했다.

오늘이나 예전의 인간 모두를

창조주는 자신의 결점을 위해서는 뒤쪽 주머니를

다른 이들의 흠을 위해서는 앞쪽 주머니를 만들어 놓았다.

[지혜로운 영혼을 위한 240가지 이야기. 시공사. 2004.]

Goldmark Catalog



[H갤러리]를 성원해 주시고 아껴 주신 작가 님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슬프고 괴로운 일이 있었습니다. 따듯한 위로가 어느 때보다 서로에게 간절한 10월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11월은 온정이 가득해 마음 속 어딘가 응달이 될 법한 곳곳을 따듯한 볕이 드는 나날이 되길 기원합니다. 젊은 영혼을 추념 합니다.





2022년


▷ [H 갤러리] 9월 https://blog.naver.com/hfeel/222888746953


▷ [H 갤러리] 8월 https://blog.naver.com/hfeel/222863024464


▷ [H 갤러리] 7월 https://blog.naver.com/hfeel/222839071600


▷ [H 갤러리] 6월 https://blog.naver.com/hfeel/222798703127


▷ [H 갤러리] 5월 https://blog.naver.com/hfeel/222755742433


▷ [H 갤러리] 4월 https://blog.naver.com/hfeel/222717212080


▷ [H 갤러리] 3월 https://blog.naver.com/hfeel/222693751219


▷ [H 갤러리] 2월 https://blog.naver.com/hfeel/222659416151


▷ [H 갤러리] 1월 https://blog.naver.com/hfeel/222635981260



2021년


▷ [H 갤러리] 12월 https://blog.naver.com/hfeel/222609496009


▷ [H 갤러리] 11월 https://blog.naver.com/hfeel/222583430435


▷ [H 갤러리] 10월 https://blog.naver.com/hfeel/222554174142


▷ [H 갤러리] 9월 https://blog.naver.com/hfeel/222522463684


▷ [H 갤러리] 8월 https://blog.naver.com/hfeel/222490475522


▷ [H 갤러리] 7월 https://blog.naver.com/hfeel/222452581328


▷ [H 갤러리] 6월 https://blog.naver.com/hfeel/222415496838


▷ [H 갤러리] 5월 https://blog.naver.com/hfeel/222376909960


▷ [H 갤러리] 4월 https://blog.naver.com/hfeel/222328920109


▷ [H 갤러리] 3월 https://m.blog.naver.com/hfeel/222294241536




#마크샤갈 #H갤러리 #다운로드









매거진의 이전글 [삼삼한] 9월 · H갤러리 매거진 다운로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