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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Mar 20. 2023

[리더십][제21강] 협력과 고양이 딜레마

전략컨설팅[H] 한봉규

안녕하세요. 전략컨설팅[H] 한봉규입니다. 오늘은 앞글 1분 요약 없이 바로 시작하려고요. 좀 재밌는 얘기거리가 있어서요. 



Something Beautiful. tiffanykingstonart.com




두 마리 냥이가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에 충실한 합리적인 이성을 갖고 있는 고양이 입니다. 보기 드문 '이성적 냥이들'이고, 한 우리에 함께 있고, 동쪽을 반으로 나눠 각각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고, 그 중간에는 발판 하나가 있습니다. 이 발판을 누르면 먹이가 나오는 데, 먹이가 나오는 곳은 공교롭게도 서쪽입니다. 발판을 한번 누를 때 사료는 10개가 나옵니다. 발판을 누르고 서쪽으로 달려가는 수고를 해야 이 사료를 먹을 수 있으며, 여기에 드는 수고 비용은 사료 2개 입니다.



두 마리 냥이 A와 B는 두 개 전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발판을 누르거나 다른 냥이가 발판을 누르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한데 A가 발판을 누를 때 냥이 B가 사료통에 먼저 도착하면 냥이 A가 먹는 사료 양은 감소합니다. 참고로 냥이 A는 B보다 좀 더 빠르고 덩치도 큽니다. 이 조건을 게임 상황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냥이 A가 사료통에 먼저 도착하면 9개 사료를 먹는다고 가정하면, 두 냥이의 이익표는 [9, -1]이다(2개는 수고 비용이기 때문에 빼야합니다. 그래서 이익표 합은 항상 8이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두 냥이의 균형은 냥이 A가 발판을 밟고, 냥이 B가 사료통 앞에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한데 이 균형을 잘 뜯어보면 냥이 A는 냥이 B보다 일을 더 많이 합니다. 발판을 누르고 사료통까지 뛰어가기 때문이죠 이런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많이 일해도 얻는 것이 많지 않고(A), 적게 일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얻는다(B)', 어째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이성적인 두 두 냥이가 이런 균형은 정말 합리적인 선택 때문일까요? 이 질문에 답변을 하려면 ‘열세 전략 제거'라는 방식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열세 전략 제거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합니다.  


① 먼저 각 플레이어의 열세 전략을 찾아 제거한다.

② 제거한 전략을 뺀 나머지 전략 중 다시 열세 전략을 찾아 제거한다.

③ 이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한 후 유일하게 남은 전략이 최적 전략이다. 


이를 '반복적인 제거를 통한 전략의 균형'이라고 말합니다. 




① 예시, 냥이의 딜레마에서 드러난 열세 전략은 냥이 B에서부터 찾을 수 있습니다. 냥이 B가 발판을 누르는 것은 1개 사료를 먹거나 1개 사료를 잃기 때문에 이는 열세 전략이므로 제거합니다(아래 그림 a, c). 냥이 B에게는 기다리는 전략만 남습니다. 그중 냥이 A가 발판을 누르고 자신은 기다리는 것이[4, 4] 냥이 A에게는 최선 전략입니다.



② 예시, 냥이 B가 이 '기다리는 전략'을 취한다면, 냥이 A는 발판을 밟거나 기다리는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한데 냥이 A가 기다리는 전략을 택하면 두 냥이는 공멸합니다. 이 전략은 냥이 A에게 열세 전략이므로 제거합니다(아래 그림 b). 



③ 예시, 이로써 냥이 A는 발판을 밟고, 냥이 B는 기다리는 전략이 남습니다. 냥이의 딜레마 균형을 '열세 제거 전략' 방식으로 찾았습니다. 




이 냥이의 딜레마가 죄수의 딜레마와 다른 결정적인 차이점은 죄수의 딜레마는 두 죄수에겐 각각 우세 전략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 냥이의 딜레마에는 냥이 B만이 우세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둘 중 한 사람에게만 우세 전략이 있는 것을 냥이 딜레마(고양이를 등장시켜서 지은 이름)라고 합니다. 협력 방식은 죄수의 딜레마와 사뭇 다름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내시 균형을 깨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냥이 딜레마는 되레 그 균형이 협력 방식입니다.   




냥이 A는 분명 냥이 B보다 여건이 낫습니다. 한데 실제 게임을 해 보니 그 나은 여건이 냥이 A에게는 되레 이점이 되지 못했습니다. 만약 협력이 목적이 아니라면 이 게임은 냥이 A의 일방적 승리이죠. 하지만 냥이 A의 자원을 써서 냥이 B와 함께 공존하는 방법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바람직함은 어째 기시감이 드는데요.  


그것은 자원이 많은 국가가 자원이 부족한 나라와의 공존을 이 같은 방식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논리에 닿기 때문입니다. 이 논점은 복지 예산(또는 기본 소득)에 대한 이견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즉, 냥이 B의 기다리는 전략을 두고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을 말합니다. 


요컨대 냥이 A의 선택은 합리적이지 않다라는 것이 시장 주의자 입장과 닮았고, 냥이 A가 자신의 자원을 쓰는 것은 노블리스오블리제이고 공존하는 방식이라는 것이 행동 경제학적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예시 외에도 한 조직의 책임자 또는 리더 혹은 선배 역시 냥이 A의 입장과 흡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업무 경험과 숙련도가 높은 이가 냥이 B와 같은 처지의 조직 구성원 또는 팔로워 혹은 팀원, 후배를 위해 발판을 누르고 사료통까지 뛰어가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면 그 조직과 팀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앞서 얘기한 바 있는 '많이 일해도 얻는 것이 많지 않고, 적게 일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얻는다'라는 이 말은 협력을 위해 애쓰는 리더의 노동을 폄하하고 평가절하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들었다면 협력은 물 건너 간 꼴입니다. 따라서 리더의 애씀을 존경하고 그 행동에는 반드시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발판과 사료통을 오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리더가 곳곳에 숱하게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협력의 기지가 지금 절실히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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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협력, '제1강 - 제20강' https://brunch.co.kr/@hfeel/1134 




 칼럼 : 전략컨설팅[H] 한봉규 

▷ 문의 : hfeel@naver.com / 010 6366 9688 

▷ 프로필 https://blog.naver.com/hfeel/222992379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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