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 100번째 글을 마치고 두 주 남짓 글을 쉬었다. 틈틈이 블로그엔 글을 올렸지만 브런치엔 일부러 쉬었다. 뭐~ 여러 이유를 바닥에 뿌려 보니 궁상맞기도 하고, 딱히 이것이다 할 만한 것도 없다. 여하튼 간에 글 휴가 잘 다녀왔고, 첫 글을 29일로 택해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4년에 한 번 드는 날인 점이 마음에 든다. 기념일로 삼아도 네 해만에 오니 경제적이기도 하고, 매년 뭘 해야 하나 고민도 덜 수 있어 효율적인 점도 좋다.
지난 글 모두는 첫 출간이 내게 안겨준 긴장감과 기쁨, 약간의 실망과 주변인의 호의, 독자들의 뜸한 반응과 자화자찬이 주를 이뤘다. 이 주제로 시즌 2 느낌으로 쓸까도 했다. 하지만 곰곰이 돌아보니 쓰는 내가 그리 신났던 것 같지 않았다. 출간에 얽히고설킨 미세한 감정을 드러내고 속닥이고 어루만지고 아프고 분하고 기쁜 희열을 말하기 보다 그저 책·책·책을 알리는 데 급급했고, 서툴렀다.
그렇다고 이번 쓰는 글이 이를 반면교사 삼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쓰고 싶은 글을 쓰려고 한다. 굳이 그 글 주제가 무엇이냐 묻는 이가 있다면, 조금만 기다려 주십 사하고 싶다. 설마 내가 SF 판타지 류 또는 삶의 체험 현장 류를 쓸리 없고, 큰 웃음을 선사하거나 위로·위안 삼을만한 글발을 낼 재능도 아님을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이렇게 이거저거 빼고 남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는 손댈 수 없는 전문분야이고, 시·소설·에세이는 난다 긴다 하는 작가분들 몫이라면 혹시 일기를 쓰려는 것이냐고 타박하듯 마지막으로 물어준다면 내 답변은 이렇다.
일기는 마음에 써 둘 참이고, 여기는 내가 자신감 갖고 목소리 꽤나 낼 수 있을만한 글 주제를 찾아 쓸 것이다. 살짝 힌트를 놔두면 출간한 책 내용에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다. 뛰어봤자 벼룩인데 내가 어디 멀리 가겠는가 싶다. 이 한 마디를 하려고 이 긴 글 쓴 나도 어지간하지만 여기까지 글 읽어주신 분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성심으로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