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기법
매트릭스 기법은 정사각형 내부를 네 개의 분면으로 나눠 의사결정 도구로 쓰는 것을 말한다. ‘투 바이 투(2x2) 매트릭스’가 가장 기본이다. 원리는 이렇다.
① 사각형 밑변(가로·X축)과 높이(세로·Y 축)의 각 중간 지점에 양 축이 상호 배타적인 기준점을 정한다. 예를 들어, 시간관리 매트릭스는 '긴급성(X축)과 중요성(Y 축)', 의사결정 매트릭스는 '비용(X축)과 효과(Y 축)'이 대표적이다.
② 가로축 중심 좌·우와 세로축 중심 위·아래는 ‘높음(High)’ ‘낮음(Low)’ 등으로 표현, 아이디어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든다.
③ 마지막으로 네 개 사분면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결정한다. 직관적으로 '비용이 적고, 효과가 큰'이라고 써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를 비유적·은유적으로 표현하면, 그 표현의 발랄함과 간결함 때문에 오래 기억하는 효과가 있다. 이를 ‘메타포’라고 한다. 요컨대 '페이오프 매트릭스'는 '만루홈런' '연장전' '도루' '삼진아웃'과 같은 메타포를 쓴다. 매트릭스 없이 메타포 만으로도 의견을 가늠할 수 있다. 이 메타포는 정해진 것이 아니다. 활용 목적과 그 기준이 무엇인가에 따라 창의적으로 만들어 쓸 수 있다.
'페이오프'는 '두 가지 기준을 동시에 만족할 수 없다'라는 뜻
문제해결은 이 '페이 오프 매트릭스(pay-off matrix)'를 '해결(안) 선정' 단계에서 주력으로 쓴다. '페이오프'는 '두 가지 기준을 동시에 만족할 수 없다'라는 뜻이다. '50:50'으로는 의사결정이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말이다. ‘51:49' 즉, 하나가 올라가면 다른 하나는 반드시 내려가는 것 즉, 페이오프 상태여야 탈 없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원리는 행동경제학자 다니엘 카네만(Daniel Kahneman ·1934 ~ ) 교수가 주장한 '제한적 합리모형(bounded rationality: 인간은 완벽한 합리성보다 자신의 주관적 판단하에 최선의 것을 선택한다)'을 토대로 하고 있다. 쉽게는 '만족모형'이라고도 한다. 요컨대 매트릭스 기법은 바로 '만족모형'을 구조화한 것이다.
[실습 예제]
한 제조 유통 사의 월 말 회의에서 '주력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떨어졌다'라는 사업 보고가 있었다. 회의에 참석한 모든 이가 고개를 숙이고 리더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 없다. 매출 하락에 따른 긴급 처방을 내려야 한다. 신박한 아이디어 하나면 끝날 일 같지만, 일이란 것이 이렇게 단순하다면야 힘들어할 이유가 없다. 물론 고압적인 회의 분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방책이라면 쓸모 있는 행동이다. 반면에 문제해결 활동은 좀 다른 구석이 있다.
문제해결 첫 번째 활동은 '문제인식'이다. 문제인식은 '결과를 일으킨 원인'을 추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의 불매운동 결과 매출이 하락했다' '경쟁자의 미투 제품 출시 결과 매출이 하락했다' '유해 성분 논란 결과 매출이 하락했다' 등의 문장으로 표현한다.
두 번째는 문제해결 활동이다. 이를테면 '매출 하락'으로 여긴 의견 하나씩 따져 보는 일을 말한다. 이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우선순위(priority)'를 정한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까닭은 일을 완료하는 데까지 드는 시간은 줄이고 효과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
우선순위는 바로 그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데 있어 중요한 개념이다. '매트릭스 기법'은 이때에도 유용하다. 하지만 '페이오프' 매트릭스보다는 '기준'과 '메타포'는 다른 'GE 페이오프 매트릭스'를 쓰는 편이 낫다.
이 매트릭스는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 '노력 필요' 사 분면에서 '보너스 기회' 사 분면으로 향하는 화살표가 있는 점이다. 게다가 여기에 '인사이트'라고 쓰여있다. 이는 수행은 곤란하지만 그 일을 개선하면, 뜻밖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GE는 '즉시 처리' 부분보다 이 '노력 필요' 사 분면의 일을 '개선 활동'으로 삼았고, 이를 찾는 방법으로 GE 페이오프 매트릭스를 고안해 썼다. 식스시그마(Six Sigma)는 바로 이 활동이다.
다음 6개 문제인식 하나하나를 기준점을 고려한 후 직관적으로 매트릭스 각 사분면에 위치한다.
① 소비자의 불매운동 결과 매출이 하락했다.
② 경쟁자의 미투 제품 출시 결과 매출이 하락했다.
③ 유해 성분 논란 결과 매출이 하락했다.
④ 세계적인 대기근 결과 매출이 하락했다.
⑤ 효능이 유사한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 결과 매출이 하락했다.
⑥ 매월 진행한 프로모션을 중단한 결과 매출이 하락했다.
GE 페이오프 매트릭스 결과, ⑥·②·⑤번 의견은 '즉시 처리(Quick Win)' 하는 것으로, ③번은 '보너스 기회(Bonus Opportunity)'를 노려볼 만한 안건으로 삼을 수 있다. ①번 안건은 개선점을 찾고, 대응 여부에 따라 '보너스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항목이다. ④번은 삭제한다.
문제해결 입장에서는 ①번 안건이 '문제해결 활동'으로 적합하다. 이 다음은 ①번 안건을 좀 더 면밀하게 들여다보는 ‘문제정의 활동'이다. 문제정의 기술문을 작성한 후에는 문제해결 절차를 밟으면 딱 알맞다.
매트릭스 기법은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분명 유용하다.
꼭 해결(안) 선정할 때 써야 한다고 정한 바는 없다. 해결(안) 선정 시에 썼을 때 다른 어떤 도구보다 효과성이 높기에 쓸 뿐이다.
매트릭스 기법의 유익한 점은 쓰는 이의 목적에 따라 얼마든지 변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로·세로 축의 기준점을 바꾸면 각 사 분면이 상징하는 의미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GE 페이오프 매트릭스와 페이오프 매트릭스만 비교해도 두 매트릭스의 용도가 확연히 다른 점을 알 수 있으니 하는 말이다.
이밖에도 ‘2x3’ ‘3x3’ 매트릭스도 종종 보곤 한다. 하지만 그 쓰임새가 2x2 매트릭스만 하지 못하다. 그 까닭은 메타포가 너무 많으면 의미가 중복하거나 모호하기 때문이다. 산업 매력도를 판단하는 3x3 GE 스크린 매트릭스가 대표적인 도구인데, 앞 서 제시한 이유 때문에 그 활용도는 높지 않다.
2x2 매트릭스만으로 문제해결 퍼실리테이션을 할 수 있는지를 누군가 물은 적이 있다. 그때는 선뜻 답변하지 못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만은 아닌가 싶다. 그만큼 매트릭스는 목적에 따른 변화가 다채롭고, 메타포가 내는 상징성은 강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