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은하수510

[은하수510] '되'와 '돼'

맞춤법은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한 어법에 맞는 표기법이다.

by 한봉규 PHILIP
'돼-'는 한글 맞춤법 제4장 제35항 모음 축약 [붙임 2]에는 "'ㅚ' 뒤에 '-어, -었, -이' 아울러 'ㅙ, 왰'으로 될 적에도 준 대로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 본말 '되어-'가 준말 '돼-'로 쓴다고 했다. 이 밖에도 부사형 어미 '-어'나 '-어'가 선행하는 '-어서, -어야' 같은 연결 어미 혹은 과거 표시의 선어말 어미 '-었-'이 결합한 '되어, 되어서, 되어야, 되었다'를 '돼, 돼서, 돼야, 됐다'와 같이 쓰는 것도 모두 모음 축약 규정에 따른 것이다.


보라스 쿠스토디에프. 1878-1927. 러시아. At Bolga


필사를 계속하고 있다. 2015년에 어느 날 부터 시작했으니 올해 6년여 째이다. 필사를 하다 보면 '이 낱말 맞춤법이 이거였어!'하며 놀라는 경우가 다반사다. 김소연의 볼록렌즈 칼럼 '최초의 경험'(20151209, 한겨레신문)에서 그 놀랄만한 사건을 발견했다.


"그런 일은 건성으로 해야 돼" 내가 고민을 말하자마자, 함께 차를 마시던 선배가 한 말이었다. (중략)
옳다고 믿어 온 것들과 함께 해온 "해야 돼"라는 말이 번번이 지당한 단어와 결합되어 일말의 선택권도 허락이 안 되는 숨통 막히는 말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공부해야 돼, 성실해야 돼, 참아야 돼, 독서를 해야 돼 등이 그 쓰임이다.


'해야 돼'라는 낱말 향연이다. 이를 문제 삼으려는 것이 아니다. 사실 문제는 내가 쓴 글 때문이다.


한 번은 "반드시 해야 됍니다."라고 강의를 마치자 단호한 어조가 '좋았다'는 말을 듣고 우쭐했다.


이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친구가 득달같이 댓글을 달았다. "반드시 해야 돼는게 아니라 해야 되는 거니까. 거부감의 시작은 맞춤법에서..."라고 말이다.


"반드시 해야 됍니다"는 잘못 쓴 표현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를 의심하지 않았다. 친구가 착각한 것이라고 되레 내가 한 수 가르쳐야겠네 싶었다. 사전을 펼쳤다. 설명과 예시가 복잡했다. 읽기에 거북할만큼 '됩니다'와 '됍니다' 맞춤법 사례는 차고 넘쳤더. 골자는 이렇다.


'돼'는 '되어'의 준말이다. '되'와 발음이 비슷하여 잘못 쓰기 쉽다고 한다. '돼'와 '되'를 좀 더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하다'의 '하'와 '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말인즉슨 '되'를 써야 하는지 '돼'를 써야 하는지 헷갈리는 부분에 '하'와 '해'를 써 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소연 시인이 쓴 "그런 일은 건성으로 해야 돼"라는 문장에서 '돼'를 쓴 것은 "그런 일은 건성으로 해야 해"라고 썼을 때 의미가 통한다. 반면에 내가 쓴 문장을 "반드시 해야 햅니다"로 쓰니 볼썽사납다. "반드시 해야 됩니다"로 고쳐 쓰는 것이 바른 표현이다. 부끄러운 일을 했다.


"그런 일은 건성으로 해야 돼" ( O )
"그런 일은 건성으로 해야 해" ( O )


"반드시 해야 됍니다." ( X )
"반드시 해야 햅니다." ( X )


"반드시 해야 합니다." ( O )
"반드시 해야 됩니다." ( O )


좋은 글쓰기 방법을 일러주는 작가 대부분이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강조한다. 국어사전을 옆에 두고 글을 쓰라고 한다. 한 작가는 맞춤법을 '글의 품격'을 논할 수 있는 단서라고 했고, 또 다른 작가는 독자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친구 조언이 아니었다면 예의와 품격을 모두 놓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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