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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May 18. 2020

[삼삼한] 케이크

20200517(일) 문제해결연구회 시즌12-2회차 마치고



12명이 스스로를 당신 제자라고 말합니다. 그런 말 말고 친하게 지내자 한 것이 벌써 수차례, 더는 손사래 치는 일이 겸연쩍습니다. 너네들 덕에 하루가 재밌고, 한 주가 신나고 한 달이 행복하기에 이제는 저도 고맙다고 답했습니다.


그랬더니 제 앞에 케이크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식당 안 제가 앉아 있는 식탁으로 다가오는 데 얼굴이 빨개져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이들이 부끄러워서 그랬냐고요. 아니요. 이런 호강을 누려도 되는가 싶어서였습니다.


진풍경은 또 있었습니다. 노래를 부르다 말겠지 했는데 클라이맥스에 들어서자 식사 중이던 손님들도 함께 부르는지 뭡니까. 마치 플래시 몹과 같았습니다. 노래 선물도 처음이었지만 이런 광경은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스승의 날 추억입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햇수로 4년여 째 #문제해결연구회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임원진들이 롤링페이퍼를 제게 안겨 줍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과 진심이 사부작사부작 소리 내며 마음에 내려 쌓입니다.


#고마워요 #잘하고있어요


자기 시간 쪼개서 연구회 일 도와준 것이 고마워 고맙다고, 그 일을 내 일처럼 훌륭하게 처리해서 잘 했다고 한 것인데, 이 두 마디가 오늘 이 자리를 만든 시금석이었다고 하니 청출어람이 따로 없다 싶습니다.


위대한 사상가와 명망가가 남긴 명언보다 더, 어록보다 더, 12명 모두가 아껴둔 자기 속마음 꽃물을 찍어 쓴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겠습니다'라는 말은 되레 제 가슴에 씨를 뿌립니다. 어디를 가든 어떤 일을 하든 떳떳하고 자랑할만한 연구회를 앞으로도 계속 꾸리겠습니다.


열 두개 초를 꽂은 케이크,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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