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by 정성준
조사(助詞)는 말의 뜻을 분명하게 하는 품사다. 바르게 써야 '정확한 문장'이 된다. 조사의 쓰임이 '문맥의 수문장'이라고 말한 장하늘('글 고치기 전략'의 저자) 선생의 표현은 '조사의 위용'을 단번에 드러나게 한다.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로 구성한다. 단문은 주어부와 서술부가 뚜렷하게 나타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는'과 '이·가'를 구별해 써야 한다. 조사는 쓰임새에 따라 의미와 말맛이 다르다는 것이다.
1. 쓰임새
① '은·는'은 '큰 주제나 화제의 중심점'을 나타내고,
② '이·가'는 '가까운 걸림의 주체나 행동의 주체'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①-ⅰ. 그는 원고를 쓸 때에는 꼭 만년필을 사용한다.
②-ⅰ. 그가 원고를 쓸 때에는 꼭 만년필을 사용한다.
①-ⅰ의 '그는'은 '문장 전체의 서술어 '사용한다'에 붙임성이 강하고,
②-ⅰ의 '그가'는 바로 뒤의 서술어 '쓸'에 붙임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강원국 작가의 말, '문장 전체의 주어는 '은/는', 문장 일부의 주어는 '이/가'를 쓴다'라는 뜻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2. 문맥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
③ 사람은 마음이 외로울 때 말벗을 찾는다.
④ 사람이 마음이 외로울 때 말벗을 찾는다.
'사람은'은 '고독의 원리는 친화의 원리임'을 강조하는 넓은 인간 속성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으로 보인다. '사람이'는 '마음이 외로운 사람'에 국한한 좁은 범위의 어감으로 여겨진다.
'은'은 넓은 범위·간접적 문맥에 쓰이고, '이'는 좁은 범위·직접적 문맥에 쓰인다. 이를테면 '서술어'의 위치에 따라 '은'과 '이'의 쓰임은 문맥의 의미를 달리한다는 것이다.
3. 말맛(어감·뉘앙스)
⑤ 나의 결혼식은 내 청춘의 장례식이었다.
⑥ 나의 결혼식이 내 청춘의 장례식이었다.
⑤의 말맛은 '장례식이 되고 말았다'의 확정적 말맛을 남기고,
⑥의 말맛은 '장례식이 될 줄은 몰랐다'라는 미확정적인 말맛을 여운으로 남긴다고 '글 고치기 전략'(다산초당·2006) 저서에서 장하늘 선생은 소개했다.
이렇게 정리를 해 두니 강원국 선생이 소개한 '처음 나올 때는 '이/가', 다음에 나올 때는 '은/는'을 쓴다'라는 예시로 제시한 "책이 있다. 그 책은 내 책이다."라는 표현이 이해됐다. 이를테면, '객관적 사실은 '이'로 주어를 삼고, 주관적 정서·확신은 '은'으로 주어부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문맥을 자연스럽게 하는 비결이다. 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