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검 승부', 진짜 칼로 이기고 짐을 가린다는 뜻이다. 이 말은 방송과 신문에서 스포츠 뉴스를 알릴 때 자주 쓴다. 그중 프로야구는 천만 명 쯤 보고 즐기는 경기이다. 뉴스 소비량도 엄청나다. 해서 그런지 매 경기 앞과 뒤에 경기 전망과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한다. 한데 그냥 전하는 법은 없다. 평이해서는 독자 이목을 끌지 못한다는 점을 잘 아는 매체는 경기 상황을 극적으로 전할 만한 말을 찾는다. 우리말이 아닐 경우 다듬어 쓴다. '진검 승부'는 이 맥락에서 쓰는 일본말이다.
프로야구 두산과 키움이 2위 자리를 놓고 진검 승부를 펼친다. 중반을 치닫고 있는 정규 시즌 상위권 판도가 결정될 중요한 일전이다.
'첫날부터 에이스 격돌', CBS 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20.07.21. 오전 11:04.
'진검승부'는 본래 '신켄쇼부'(しんけんしょうぶ, 眞劍勝負)라는 일본 말이다. 18세기 도쿠가와 막부(1603 - 1867) 후기에 등장했다고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썼을까? 1970년대 말 일부 언론에서 이 말을 쓴 뒤로 그 사용이 늘었다¹고 송민 전 국립국어원 원장은 말한다.
'목숨을 건 승부'라는 뜻으로 지금은 쓴다지만 '사소한 시비를 빌미로 진짜 칼을 들고 상대방을 해하려는 나쁜 마음'이라는 뜻으로 처음에는 쓰였다고 한다. 여기에는 도쿠가와 막부 시절 무사들 삶의 한 단면이 서려 있다.
전쟁이 끝난 시절, 무사들 삶은 곤궁했다. 진짜 칼은 팔고 목검을 찬 무사가 늘어났다. 저잣거리에서는 간간이 무사 간 시비가 있었는데, 문제는 목검을 찬 이에게 진짜 칼로 상대하려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 경우를 빗대 쓰기 시작한 말이 신켄쇼부'다. 이 말이 ‘팬과 선수 개개인 명예를 위해 승부 내는 스포츠에서 거리낌 없이 쓰는 일'은 곰곰이 따져 볼 일이다.
국립국어원은 '진검승부'라는 말을 '생 사 겨루기', '정면 대결', '최종 대결'로 순화해 쓰도록 권하고 있다. '끝장 승부'라는 말도 쓰라고 한다. 하지만 어떤 까닭인지 뉴스 제목은 '진검 승부'로 쓴다.
‘내가 먼저 10승’ 알칸타라 vs 요키시…에이스 진검승부
채널A 이민준 기자, 2020.07.21. 오후 09:23.
[프로야구] 두산·삼성·키움·LG·NC 승리...오승환·이대호 진검승부 결과는
쿠키뉴스 김태구 기자, 2020-07-19 00:11:02.
구글 뉴스 검색 결과 '프로야구'를 기본 값으로 '진검승부'는 41,400 개,'정면 대결'은 10,900 개, 끝장승부'는 2,830 개, '생사 겨루기' 4개, '최종 대결'은 47,200 개이다(2020. 8. 8. 금. 기준).
현대차, 테슬라 독주 막는다…내년부터 진검승부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2020.08.06 07:00.
WTO, 수출규제 패널 설치…한일 진검승부 시작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2020.07.29 20:28
범위를 넓힌 검색 결과는 '진검 승부'는 237,000 개 · '끝장 승부' 53,100 개 · '생사 겨루기'라는 397개 · '정면 대결'은 65,000 개 · '최종 대결'은 288,000 개이다.
‘최종 대결'이라는 말을 압도적으로 많이 쓰지만 프로야구는 '매일 경기'라는 특수한 상황 탓인지 '에이스 최종 대결'이라고 쓰지 못한다. 그 심경은 이해할 수 있다.
'에이스 정면 대결'이 그나마 괜찮은 듯싶은데 내가 모를 속사정이 있겠지 한다. 하지만 ''진검승부' 퇴치를 제창함²' 칼럼(전수상 전 언론인, 한겨레. 2005.03.15. 오후 7:03)은 전직 언론인으로써 '진검승부'라는 말을 두고 포효하고 있다. 그 소리는 들어 봄 직하다.
각주 1
https://blog.naver.com/tomcat0404/140066121684
각주2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8&aid=0000103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