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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Nov 04. 2020

[H 갤러리] Dareena Lokeewna

никого 아무도

никого 아무도

kaifineart.com



11월 컬렉션, 일상



몇 번을 보고 또 봤다. 처음에는 청개구리 모자가 눈에 띄었다. 혼났는가 보네~라고 혼잣말도 했다. 두 번째는 얼굴이 내 눈에 들어왔다. 시무룩 아니 화났나 아니 자책 중인가 말을걸 뻔했다. 그리고는 이 작가 Dareena Lokeewna는 누구인지 궁금했다. 포트폴리오뿐이다.


풀숲에 웅크린 한 소년, 온몸에 붉은빛이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 이 작품 제목이 '아무도'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제야 나도 공감할 수 있는 한 대목이 떠 올랐다.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슬펐을 때도 떠 올랐고, 아무도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되레 저 녀석을 두둔하고 나서는 일도 생각났다.


주위 사람 누구 하나 나를 위로하려는 기색이 없다. 마음의 안식을 가져다준다는 초록빛조차 날이 서 있다. 소년의 몸은 자연스럽게 경계색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유일하게 소년을 위로하는 한 마디 '아무도~' '아무도~'를 수 없이 되뇌다 보면 마음이 어느새 스르르 풀어질 것이다. 오래전 내 기억 속에 나도 청개구리 모자를 쓰고 한 동안 그렇게 꿍했었다. 이 시간쯤 나는 집으로 향했다. 403.    DDareena Lokeewnaareena Lokeewna Dareena Lokeewna


전략컨설팅[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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