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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Nov 11. 2020

[H갤러리] 이윤령 작가

겡끼데스 · んきです 라고 답하니 그제야 그림도 글도 내 속 시원하다.

이윤령 작가

구구갤러리. 11.18.(수)까지



11월 컬렉션, 일상



원고 마감일을 열흘 넘게 버티면서 배를 째고 있다. 틈틈이 잦아든 햇살 쬔 감성은 윤기나게 펴지는 데 이 글은 고목 부스러기 잔가지 마냥 타닥타닥~ 잿빛 소리만 내고 만다. 마땅한 일을 찾던 중 이윤령 작가 초대전 소식을 들었다.


한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앓이가 있었다. 그때 선생께서도 애지중지하신다는 작약 꽃 시리즈 작품을 몇 날 며칠 곁에 두고 아플 때마다 말을 걸었었다. 신기하게 앓이가 말끔히 사라졌다.


그때 내 얘기 들어준 주인공이 이번에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한데 좀 남다른 작품 주인공이 있었다. 특히 초대전에 다녀오신 갤러리 한 분이 이 작품에 '오겡끼데스까'라는 글을 남긴 것이 특별해 보였다. 마치 작약 연작 주인공에게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궁금했다. 


그렇게 이 작품이 눈에 들어온 후로 글발이 섰다고 할까. 글이 스무스하다. 흰 눈 천지를 기다렸다는 듯 글이 나아간다. 여남은 장 남기고 다시 그림을 본다. 맞은편 끄트머리 산이 내게 말을 걸길래 겡끼데스 · んきです라고 답하니 그제야 그림도 글도 내 속 시원하다. 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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