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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Nov 27. 2020

[H갤러리] Santiago Rusiñol

그림을 즐기는 여러 묘미 중 상상은 가장 흥나는 일이다

Romantic Novel. 1894.

Google Art Project



Santiago Rusiñol(1861 - 1931, 스페인) 작품 모두를 봤다고는 못해도   작품  인물화는 마치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찍은 사진  장을 보는  같았다. 한데 그림  주인공은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진기 존재를 전혀 모르는 듯한 작품이 다수였다. 하지만  작품 Romantic Novel(1894)만큼은 여기를 보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돌린  순간 모습을 오롯이 담았다.


 작품을 실제 사진을 찍은 후에 캔버스에 옮겨 그렸는지 아직 확인하지못했다. 하지만 1839 사진 기술이 발명됐고, 1881년부터 롤필름 사진기를 쓰기 시작했다는 기록을 토대로 짐작건대 작가는 사진기를 통해 분명  세상을   같았다. 사진기 등장 이전만 해도 그림은 화가 눈과 손의 결정체였다. 한데 사진기는 자연의 원근감을 바꿨다. 바로 조리개라는  눈동자로 말이다.


새 눈동자로 바라보는 세상은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대상 표현 방법이 달랐다. Santiago Rusiñol은 시선 처리에 특히 관심을 가진 듯하다. 두 인물 간 시선을 선으로 그으면 새로운 형태의 공간이 나타나는 것을 본 것 같았다. 이런 면이 여실히 나타나는 작품이 A Romance(1894)이다.  


A Romance(1894)


한 기록에 따르면 작가의 화풍이 피카소에게도 영향을 줬다고 한다. 해서 이 역시 추론이지만 Santiago Rusiñol 작품 속 인물들 간 시선 처리가 워낙 뛰어나다 보니 그 시선을 따라 작품을 탐구하던 차 피카소 눈에 큐비즘이 들어선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붙여 얘기할 작가 한 명이 더 있다. Ramon Casas 다.


Ramon Casas 역시 Santiago Rusiñol에게 영향을 받은 작가라고 한다. 어떤 면이 그러한지를 살펴볼 재량은 안되지만 두 작가 작품을 보면서 든 공통점은 있다. 바로 작품 소재이다. Ramon Casas 작품 Interior al aire libre(1892) 화면 구도와 빛의 굴절과 세기 윤택함과 붓질 테크닉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소재를 발굴하고 소재에 서사를 입히는 면만큼은 분명 Santiago Rusiñol 여러 작품을 감상하며 얻은 통찰 결과로 보인다.


한데 두 작가 작품을 번갈아 보면서 내 마음이 움직이는 양상이 달랐다. 이를테면 Santiago Rusiñol 작품 중 몇몇은 그림 속으로 내가 뛰어들어 가서는 참견을 좀 해야 직성이 풀렸다. 반면에 Ramon Casas 작품은 그림밖에 내가 있을 뿐이었다. 두 작가가 의도적으로 이런 점을 노린 것일까. 설마 이것은 다분이 내 상상일 뿐이다. 한데 적어도 두 작가 작품을 즐기는 내 감상 포인트를 발견한 점이 묘미다. 심심한 겨울밤 이만한 놀이가 또 있을까도 싶을 정도다.

 

Santiago Rusiñol

        


전략컨설팅[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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