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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Nov 29. 2020

[H갤러리] Ellen Topelmann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오지 않는다 해도 서운하거나 안타깝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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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컬렉션, 일상



11월 들어 새로 시작한 일 중 하나가 팔 굽혀 펴기이다. 원고를 쓰고 잠시 쉬는 틈에 특별한 이유 없이 팔 굽혀 펴기를 시작했다. 11월 첫날 비가 오는 날부터 말이다. 스무 개는 거뜬하겠거니 했지만 첫날은 열 서남은 개에서 그쳤다. 그렇게 하루 서너 차례 팔 굽혀 펴기를 한 일이 지금은 마흔 개도 너끈하다. 신체가 균형이 잡혔거니 근육질이 됐거니 이런 변화는 아직 찾아볼 순 없지만 가장 큰 변화는 잠자리에서였다. 통상 오른쪽으로 몸을 세워 자던 습관이 똑바로 누워 잘 수 있게 된 것이다. 잠자리를 털고 일어났을 때도 아침 상쾌함보다 몸 개운함이 먼저다. 


한 열흘쯤, 원고도 막바지에 다다를 때쯤 이 변화를 인식하곤 팔 굽혀 펴기 일이 원고 쓰는 일보다 중요한 일과처럼 대했다. 이십여 일쯤에는 더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통상 8시간 강의를 한 날에는 온몸이 흐물흐물 흘러내리는 느낌에다 손 끝만 대도 산산조각 날 것처럼 녹초가 되곤 했다. 한데 팔 굽혀 펴기 덕분인가 이번에는 달랐다. 강의를 마쳤어도 몸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활력이 그대로였다고는 할 수 없어도 몸이 녹아내릴 듯한 느낌은 없었다. 팔 굽혀 펴기를 매일 한 개씩 늘려했을 뿐인데 염려하고 우려했던 몇 가지 일이 한 달 내에 사라졌다. 몸이 어떤 균형을 찾고 그 좋은 점을 유지하려는 힘이 생긴 것 같았다. 매일매일 뜻밖의 선물을 받는 것 같다. 올해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오지 않는다 해도 서운하거나 안타깝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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