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봉규 PHILIP Nov 30. 2020

[H갤러리] John Sharman

격려와 응원 방문 와 주신 브런치 작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At the End of the Porch. 1918.

imamuseum.org



11월 컬렉션, 일상



11월 첫날 비가 내렸다. 박혜라 작가 그림을 띄우고 글을 썼다. 그 날부터 오후 4시쯤이면 쓰고 있는 원고를 물렸다. 카페라테 한 모금으로 입술을 적실 때 '행복한 맛이네~'라고 했더니 후배가 여전히 카페라테라며 쿠폰을 보내왔다. 내가 누군가 기억 속에서 살아 있다는 일이 반가웠다. 쿠폰은 바로 다음 날 사용했고, 그 날 '정성'이라는 말 뜻을 찾았던 기억이 난다.


원고를 마친 날 이 날을 기억하자며 공저자인 이병훈 소장과 사진을 찍었다. 훗날 우연히 책갈피 속에서 은행나뭇잎처럼 떨어지며 어떤 얘기를 시작하는 결정적인 단서로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얘기를 했더니만 자기 이름이 박힌 책이 나온다는 일만으로도 감격스럽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처음 있는 일 그 일에 내가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 고마웠다. 이 일로 네 삶이 빛나도록 기도 하마. 내 답례였다. 


어느덧 11월은 앙상하다. 예년보다 이르게 찬 바람이 들어온 탓이겠거니 하지만 사실은 내가 느끼는 추위는 따로 있다. 첫 책 원고를 다 쓴 날 밤에 '수고했어'라는 별자리가 내게 소식을 전해줬다. 한데 이번만큼은 달랐다. 환청조차 그 사람 목소리는 없었다. 간간히 안부를 실어다 준 구름마저 이제 그곳으로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 계절을 함께 할 수 있을까라고 말할 때마다 답을 일부러 내지 않았는데 이번 해에는 답변이 저절로 날 것 같다.


특별한 거리 없는 일상 얘기를 11월 내내 듣고 격려와 응원 방문 와 주신 브런치 작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략컨설팅[H]





작가의 이전글 [H갤러리] Ellen Topelman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