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SUNY] 눈을 탐하다

Georgia O'Keeffe

by 한봉규 PHILIP
Pink Sweet Peas 2


일 년에 한 번 나는 그 사람 눈을 본다. 목덜미를 주무르면서 바라본 그 사람 눈은 날짜를 세고 있었다. 엄지손가락으로 한 곳을 깊게 눌렀을 때, '아파!'라는 말은 두고 “눈 와!”라고 소리친다.


세상 하나밖에 없는 눈이 내린다. 그 사람 눈에 비친 눈은 큰 길가에선 세차게 흔들렸고, 횡단보도를 건너 골목으로 들어서면 일 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눈송이가 신비롭게 쌓이고 있었다.


하지만 얽히고설키고 단단하고 뻣뻣한 그 사람 목덜미 근육을 푸는 것이 내게는 더 중했다. '위스키!'라는 말이 들렸지만, 잔근육이 나긋나긋하려면 다섯 손가락은 눈 오는 속도에 맞춰야 한다.


새하얀 세상이 그 사람 목덜미에서부터 시작했으면 싶었다. 밤 새 쌓인 눈으로 내 엄지 손가락 시려도 좋은 눈사람을 만들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일 년에 한 번 그 사람 눈에서 눈 내리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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