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진 작가. 2019. facebook.com/mijin1203
며칠 전 빵집에 있었던 작은 소동을 두고 '일을 하면 결국 돈 사람이 나여야 한다'라는 결론을 명제로 삼고, 더 센 혁신을 일구는 리더십을 새롭게 써야 한다는 취지로 글을 맺었다. '리더십'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았다. 요컨대 지금껏 내가 익혔던 리더십을 깡그리 불태워 없애 버린 자리에 어떤 리더십을 세워야 할까라는 고민에 빠진 것이다. 새 리더십을 찾은 들 그것으로 혁신을 일굴 수 있는 것일까도 포함해서 말이다. 질문은 지금도 꼬리를 물고 있다.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은 더는 없다는 말도 떠올랐고, 새롭다는 것이 기존 것을 없애 버린다고 '새(New)'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다소 자신감 없는 말도 생각했다. 주장을 너무 거창하게 한 것은 아닌가라는 반성도 했다.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앉을 수도 없는 일이다. 지구가 사라지지 않는 한 리더십 없이는 국가와 사회 그리고 나를 포함한 개개인 모두는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 깜냥으로 국가와 사회 차원을 건드릴 수 없다. 잘 모르는 점도 있지만 설사 안다고 해도 내가 설 무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에 조직과 개인 차원은 좀 비빌 구석은 있겠다 싶다. 지난 10여 연간 몇몇 조직에서 일을 했고 또 10여 년은 기업과 개인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경험을 요긴하게 쓰고 전할 수 있는 납득할 만한 이론 공부도 충실하게 했다. 차고 넘칠 수준은 아니지만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장 크게 우려하는 점은 '현장감'이다. 한 지인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팀을 이끈 경험이 없는 사람이 하는 리더십 강의를 자기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어떤 뜻인지를 물었다. 자기 말이 보편적인 감성은 아니겠지만 그는 팀 리더 경험이 충만한 이가하는 강의와 그렇지 못한 사람이 하는 강의는 쓰는 말이 다를 뿐만 아니라 강의를 듣는 수강자에게 다가오는 태도며 눈빛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런 고리타분한 얘기는 그만하자 해서 화제를 바꿨지만 그것은 어떤 '감'일까, 내게 있는 '감'일까도 궁금했다.
답은 단순했다. 내게는 지인이 지적한 '감'은 없다. 팀 리더 경험이 나는 일천하기 때문이다. 리더십이 세련미를 갖추기 전 사표를 내고 회사를 뛰쳐나왔다. 리더 숙련 기간이 짧아 그랬는지 내 분야는 전략경영과 문제해결이 주를 이루었다. '쉽(ship)'을 전하는 재능 보다 '기술(skill)'을 전하고 익히게끔 동기부여하는 능력치가 더 높았던 것이다. 요컨대 직장에서 일을 쳐내고 해내는 방법론은 능했다고 할 수 있다. 자연스레 리더십이 안중에도 없었다.
그렇게 10여 년 시간을 보내고 나니 눈 밖에 있던 리더십이 새삼 모든 일에 있어 중요한 'ship'이란 점을 이제야 깨달았다. 방법론은 한 번 익히고 난 후 시시 때대로 수정 보완을 해 쓸 수 있다. 하지만 리더십은 상황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 말고도 '꿰뚫어 보는 눈: 통찰'을 통해 팔로우어와 함께 일하는 방식이다. 반복이 방법론을 익히는 결정적 성공 요소라면 통찰은 일을 이해하고 접근하고 나누는 커뮤니케이션, 생각을 설명하고 납득하고 공유하는 인간관계, 따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이를 컨트롤(control) 하는 방향 결정과 균형 잡힌 삶을 누리는 데 필요한 인권과 권리, 이 모든 것을 매일매일 쌓아야 하는 사역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기에 시선이 차가우면 사람이 아닌 일만 보인다. 그러기에 리더십은 시선이 따듯해야 한다. 리더 마음은 늘 훈훈한 온기여야 한다. 그런 까닭에 리더십을 '사람 공부'라는 말로 대신 쓰는 것이다. 리더십을 새로 써야 한다고 강변한 내 주장 일부를 바꿔야 할 시점이다. '사람 공부'가 빠진 리더십은 감시일 뿐이다.
이 말은 제때 일을 하는 이와 하지 않는 이를 솎아내는 파놉티콘(원형 감시 감옥) 기능을 조직이 빌려 쓰는 것과 같다. 반면에 새로 쓰는 리더십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 이를테면 '죽고 싶은 데 떡볶이는 먹고 싶다' '죽고 싶은 데 다이어트는 해야겠다' '가끔은 행복한데 어떤 때는 갇혀있는 기분이다' 이 말 뉘앙스를 몸이 먼저 익히는 일을 리더가 시작해야 하는 사람 공부이다. 그 공부를 지금부터 내가 하려고 한다. 얘깃거리가 많을 것이다.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