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봉규 PHILIP Jan 01. 2021

[삼삼한] 덕담

김선정 작가. 꿈꾸는대로1386

김선정 적가. 꿈꾸는데로1386. 10호. 2020.


“상서로운 구름 헤치고 푸른 하늘을 만끽하는 한 해 되시길 바래요.”


아버지께서 써 주신 추천사 중 이 한 문장을 새해 덕담으로 쓰는 중이다. 비대면 상황이겠지만 행여 북 사인을 할 때 쓰기 위함도 있다. 이 문장 말고 마음에 드는 글귀는 또 있다.

“소설 책이라 하여도 많이 읽어두면 생활속에 꼭 필요한 귀한 문구를 얻어 삶에 커다란 도움을 얻는다.”

알게 모르게 있는 내 독서 편식을 반성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 간 내 책 읽기는 지식을 쌓아 숙고하고 재해석을 통해 경제적 삶을 이롭게 했다. 한데 늘 2% 부족한 점을 느끼곤 했다. 기분 탓이겠지 싶었다. 하지만 이 글귀를 몇 차례 읽고 여기에 옮겨 쓰면서 한 글자가 새삼맞게도 눈에 들어왔다.

‘삶’이었다. 새해 첫 날 첫 눈 분위기 결에 맞춰 생각해 봄직한 한 글자이다. 내가 살아가는 삶 면면이 객관적으로 궁금할 때가 있다. 그 삶에 관한 조언과 지혜를 얻고 싶을 때도 있다. 간혹 좌절하고 비교 당해 움츠린 자기 삶을 위로 하고 명랑함을 되찾고 싶을 때도 포함한다. 이 많은 일을 책을 통해 삶을 살라하는 말씀 같았다.


내 생각은 여기서 머물지 않았다. 책을 통해 얻는 어떤 존재를 깨닫고 뜻밖의 정성을 느꼈을 때 그 무엇인가가 내게 오롯이 배인다. 한데 그것은 내 안에서 치밀한 화학 작용을 거쳐 다시 밖으로 드러나는 성질로 변한다. 직감적으로 그것이 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가장 귀한 문구를 얻어’라는 추천사 대목에서 그것은 분명 꿈이라고 확신했다.


책을 통해 얻는 가장 귀한 글은 자기 꿈이 드러난 한 문장으로 말이다. 아버지 추천사에서 내가 발견한 이 의미를 올해 내내 덕담으로 쓸 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삼삼한] 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