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하다. 한심하다. 딱하다. 후련하다.
6리터 김치통을 말끔히 씻었다. 성에 차지 않았다. 냉장고 문을 열고 몇몇 가지 것을 꺼냈고 수돗물을 틀었다. 맑은 물은 금세 희멀건하게 변했고 개수 구도 막혔다. 무엇이 가득 찬 것일까. 하수구가 뭣에 좋다고 앞다퉈 빠져나가려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것일까. 사실 내 심정이다.
속상하다: 화가 나거나 걱정이 되는 따위로 인하여 마음이 불편하고 우울하다.
화가 나거나 걱정거리가 있어 속상한 것은 아니다. 개수 구를 막고 있는 덩어리 같은 것이 있다. 그 덩어리 정체를 보고 싶지만 이것저것 섞인 것이 희부연한 채로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으니 손을 집어넣고 휘젓기를 망설이고 있다. 이 내 모습이 참 한심할 뿐이다.
한심하다: 정도에 너무 지나치거나 모자라서 딱하거나 기막히다.
딱하다: 1. 사정이나 처지가 애처롭고 가엾다.
2. 일을 처리하기가 난처하다.
이게 뭐라고 용기를 냈다. 좀 전에 쏟아부은 뭣 뭣 것을 끄집어 올렸고 음식물 봉투에 담아 처리했다. 개수 구는 휘파람 소리를 냈고 희멀건 낯 빛이 고집불통 같은 문지기도 사라졌다. 이게 뭐라고 딱한 내 마음이 그제야 후련하다.
후련하다: 1. 좋지 아니하던 속이 풀리거나 내려서 시원하다.
2. 답답하거나 갑갑하여 언짢던 것이 풀려 마음이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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