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스프린트 3.
2009년 제이크 냅은 브레인스토밍 효과에 대한 뜻밖의 질문을 받은 뒤 ① 개인 작업에 집중하기 ② 프로토 타입 제작 ③ 피할 수 없는 마감 시간 이 세 가지 요소를 아이디어 워크숍에 포함하고 그 이름 SPRINT라고 불렀다. 그로부터 2년 뒤 냅은 빌 마리스 구글 벤처스 CEO를 만난다.
빌은 많은 스타트업이 실제로 제품을 구축하고 출시하는 위험한 과정에 착수하기 전 자신들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해 볼 방법으로 스프린트를 적용해 보자고 제이크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제이크는 자신의 스프린트 재능을 확신하지 못한 듯 망설인 듯싶었다. 그런 제이크를 빌은 끈질기게 설득했고, 마침내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당시 제이크 냅이 확신을 갖고 던진 출사표는
"지구에서 최고의 기업가들을 찾아 이들이 세상을 더 낫게 변화시키도록 돕는 게 우리의 임무입니다."였다.
이 비전 아래로 '고객의 체험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를 짜고 이를 디자인 한' 브레이든 코위츠와 '도착점에서 시작하기' 개념을 도입한 존 제라츠키가 도원결의하듯 모였다. 최초 스프린트가 현재 DESIGN SPRINT로 불리게 된 까닭이 여기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숱하게 부러운 대상을 만났지만 이들을 향한 강도는 훨씬 강렬했다. 특히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보면 더 그렇다. 저 셋 틈에 끼고 싶었다. 세상을 더 낫게 변화시키자는 한 마디 말만으로 신념과 세계관을 교류하고 성장하는 일을 기꺼이 하고 싶은 욕구가 끓어올랐다.
문제 해결 연구를 시작하며 다졌던 내 의지와는 다른 궤적인 점도 신선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그간 애지중지 한 내 문제 해결은 행성 지위가 애매모호한 명왕성과도 같았다. 반면에 저 셋은 마치 태양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무엇인가가 모여드는 것만 같았다. 그 까닭은 명료했다. 무엇을 더 이롭게 하고 싶다는 열망이 내겐 부족했다. 이 사실을 깨달아 천만다행이다.
제이크 냅 · 브레이든 코위츠 · 존 제라츠키 이 셋이 꾸린 세상이 'Big Problem · 어려운 문제를 스프린트로 해결한다'라면 나도 뛰어들어 함께 세상을 좀 더 낫게 변화시키고 싶다. 결정적 차이 하나는 극복해야 한다.
이를테면 문제 현상을 대하는 내 태도는 '사실 · Fact' 중심이고, 이를 구조화하는 데 있어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상호 배타적이고 부분의 합이 전체를 이루는)를 중시한다. 반면에 브레이든 코위츠는 '고객의 경험'에서 문제를 발견한다. 요컨대 Design Sprint는 직관을, 나는 논리 · Logic가 해결 실마리라는 셈이다.
이 점은 그간 숱한 지적을 당하면서도 내겐 꿋꿋한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리모트 워크 · Remote Work 시대가 코 앞으로 다가왔고, 일과 정서적 삶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어젠다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변화는 필수이고 속도도 내야하기 때문이다. 내친김에 이 스프린트 호 항해를 마친 날 세상에 전하고 남길 메시지가 '세상이 좀 더 나아졌다'였으면 싶다.
스프린트 3. 고객의 경험은 어려운 문제 · Big Problem를 풀기 위한 닻을 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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