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스프린트 · SPRINT 14.
SPRINT 목요일 중요 활동은 프로토타입을 완성하는 일이다. 브랜드 스프린트 '온라인' 프로토타입을 완성한 후 테스트 고객을 맞이하기 위한 활동 중 혹시 내가 놓친 점은 없을까 싶어 다시 들춰봤다.
제이크 냅은 프로토타입을 두고 '진짜처럼 보이게 만들기'라고 말했다. 그 일례로 영화 세트촬영장을 비유하며 말이다. 그러고 보니 할리우드 영화를 볼 때 도대체 저 장면을 어떻게 촬영했을까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마블 시리즈다. 제이크는 이 프로로토 타입 중요성을 이렇게 피력한다.
"좋은 솔루션 아이디어를 떠 올렸다. 그런데 실제로 구축하느라 몇 주, 몇 달, 심지어 몇 년을 보내는 대신 가짜로 꾸며라. 영화 세트장과 같이 하루 만에 만들어내라."라고 말이다.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분명 응수할 때는 이렇게 답변한다.
"우리는 이미 지난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스프린트를 하면서 어려운 부분을 모두 해치웠다. 프로토타입에 포함할 내용과 애매모호한 부분을 모두 결정했다. 솔루션 스케치에는 구체적인 내용과 세부사항이 가득하다. 무엇이 불가능하단 말인가? 게다가 우리는 프로토타입 제작에 필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완벽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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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의 이 말을 듣고 프로토타입은 단순히 테스트 제품만을 일컫는 것이 아님을 확신했다. 프로토타입은 한 마디로 어렵다고 생각한 또는 불가능하다고 여긴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는 Critical Success Factor였다. 제이크 다음 말을 들어보면 내 이런 판단을 수긍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엉뚱한 아이디어를 놓고 모험하는지, 혹은 괜찮은 아이디언데 그저 확신하지 못하는지 일찍 아는 편이 낫다. 부적절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 건 진짜 바보짓이다."
제이크 이 말은 내 일처리 방식을 바꾸는 불쏘시개였다. 99.9% 확신을 가져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갔던 그간 내 방식은 사실 지루하고 짜증을 부르곤 한다. 특히 협업을 할 경우 마찰을 빚는 지점이곤 했다. 밤을 하얗게 불태우며 일을 한 것을 업적처럼 도 여겼다. 다행히 그 성과로 현재 내가 있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제이크 말대로 바보짓이었다. 특히 이 대목은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
"시간을 더 많이 쓰면 쓸수록 그 일에 애착이 커져서 테스트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을 때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하루 동안 일에 대한 피드백은 선뜻 받아들일 수 있다."
실제로도 그랬다. 공을 들이면 들일수록 커지는 애착은 책임감이 강하다는 칭찬을 받았지만, 그 결과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 견뎌야 하는 좌절감 깊이는 수렁에 빠진 느낌이었고, 건강에 치명적이었다. 그런 몇몇 시행착오로 인해 위장병을 달고 살아야 했다.
제이크는 영민하고 똑똑했다. 팀이 피드백을 수용하는 수준과 정도를 프로토타입이라는 방식으로 감각적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내가 일했던 그 당시도 프로토타입을 만들곤 했지만 3개월간 공들인 후였고, 시제품 임을 알면서도 완제품처럼 만들어야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밤새운 일을 마다하지 않은 듯했다. 당시에는 열정이 넘쳤겠지만 지금 이런 방식으로 밀레니얼 세대 · Z 세대와는 일을 할 수 없다.
제이크 냅이 제안하는 프로토타입 사고방식
① 어떤 것이든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다.
② 프로토타입은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어야 한다. 버릴 생각이 없으면 프로토타입을 만들지 마라.
③ 고객이 반응할 수 있는 진짜처럼 보이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야 한다.
④ 프로토타입은 고객의 진짜 반응을 얻는 것이 목적이다. 종이 프로토타입과 같은 조잡하고 엉성한 것을 고객에게 내놓으면, 고객은 되레 피드백을 주려고 몰입한다. 진짜 반응이 순금이라면 피드백은 잔돈에 불과한 점을 잊지 마라.
이 네 가지 프로토타입 사고방식 중 첫 번째 항목은 '세상에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라는 내 문제해결 세계관과 비슷한 맥락 같았다. 제이크는 '믿어라! 우리 제품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테스트할 방법이 있다는 확신과 낙관을 품어라!'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확신까지는 내 상통했지만 잠시 아연실색한 부분이 있었다. 바로 낙관이다.
회복탄력성 3대 요인은 '자기 조절력' '대인 관계력' '긍정성'이다. 이 셋 중 긍정성을 지탱하는 요소는 자아 낙관성이다. 즉 앞서 말한 바 있는 시연 결과가 부정적이었을 때 겪었던 그 좌절감을 회복하는 속도가 더뎠던 것은 이 낙관성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회복 방식 역시 낙관성을 키우기 보다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방식을 택한 결과 내 문제해결 세계관에는 비장미가 있다는 말 뜻을 이제야 깨달았다.
곧 있을 브랜드 스프린트 '온라인' 프로토타입을 돌아보면서 이런 내 모습을 성찰할 줄은 몰랐다. 얻어걸린 일 치고 뜻밖의 성과이다. 좀 더 밝히다 보면 오래전부터 걷어내고 싶은 비장미를 기쁘고 활동적인 희망의 빛을 태양 높이만큼 쏘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꼭 그 아름다운 빛을 빚어 하루만이라도 달라진 더 나은 세상을 꾸미고 싶은 이들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
스프린트 14. 프로토타입은 고객의 진짜 반응을 얻는 일이다. 고객 반응은 순금이고 피드백은 잔돈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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