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하는 순간 ‘맛’이 보였다. 세상에나 집 나간 누구라도 이 맛 때문이라도 소나기 퍼붓는 날 맨발로 뛰쳐 들어올 참이다.
간판 이름 그대로 우리동네 음식점이다. 여남은 좌석은 단골손님 차지다. 7분여를 기다려야 한다는 주인장 말에도 흔쾌하다. 슬쩍 곁눈질을 했는데 국수 그릇 바닥 구멍 낼 일 있는가 싶게 싹싹 훑었다. 그런데 사리 하나를 더 주문할 만큼 맛있단 말인가. 뱃가죽이 등에 붙은 탓이겠지 했다. 내가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떤 나라 흔한 몇 수십 년 전통을 자랑하는 국수 맛 뺨 때리고 싶었다. 가다랑어 육수 풍미는 진했다. 이 맛이 첫 번째 '앗'이었고, 무 즙을 식성 것 퍼 와 푼 국물은 은은한 맛과 다른 두 번째 '앗'이었다. 마지막 '앗'은 서울 동쪽 끄트머리에 있다는 점이었다.
묵은 체기를 가라앉힌다는 메밀은 소화에도 효능이 있다는 데 여기에 이 말을 붙여야겠다. 먹고 난 시간이 꽤 지났지만 입맛은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는지 좀처럼 헤어지려 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이 말은 우리동네 판 메밀국수에만 해당하려나~
내친김에 이 말도 남겨야겠다. 그 흔한 방송 탄 맛이 아니고 오로지 주인 내외분 고집과 정성이 일군 맛은 정겹고 고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다음 맛은 시래기 한우 국밥이다. 두 맛 중 무엇이 본케이고 부케인지 결론은 내려야 제 맛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