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봉규 PHILIP Jun 19. 2021

[H갤러리] Louie Burrell · 독서

1873 - 1971. 영국.

A man reading on a sofa

collections.vam.ac.uk



6월 컬렉션. 독서의 시간



Louie Burrell(1873 - 1971)은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대부분 일상을 캐나다와 미국에서 보냈다고 한다. 기념비적인 작품을 남긴 작가보다는 초상화를 제법 잘 그린 작가로 그녀의 업적을 기리는 듯하다.


이 작품이 수채화 인 점으로 봐서 초기 작품군 중 한 작품인 듯하다. 게다가 당시 막 움트기 시작한 알라 프리마( https://brunch.co.kr/@hfeel/846 )기법으로 완성한 작품처럼도 보였다. 밑그림 없이 곧바로 채색을 시작한 듯한 붓질 느낌이 인물을 제외한 오브제 등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소파에 두 다리를 뻗은 자세가 곧기만 하고, 경계 역시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이 작품에는 당시 유행했던 핫템을 작품 곳곳에 숨기듯 반영한 둣한 것 인상을 받는다.


그 첫 번째가 손에 들고 읽고 있는 책 표지가 파란색 인 점이다. 1911년 태동한 표현주의 운동 청기사 파 영향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작품이 청기사 파가 출현한 그 때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루이스 작품 대부분이 1890년에서 1920년 사이 집중되어 있는 점을 단서로 추론하면 그렇게 무리수를 둔 것만은 아닌 듯 싶다.


두 번째는 인물에 있었다. 책을 읽고 있는 인물은 파이프 담배를 물고 있다. 정장에 세련된 헤어 스타일은 당시 인싸 젊은이의 상징적인 모습 같았다.


한데 한 손을 소파 아래로 떨어트리면 술 병과 잔이 있다는 점은 새로운 상상을 불러 일으킨다. 마치 작가가 환영할 수 없는 이방인이 작가 집에 무단 침입한 후 작가를 기다리는 무료함을 달래려고 책을 들고 앉았다가 술을 곁에 두고 기대었다가 아예 누워 버린 것은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양복 상의를 입고 있는 점 또한 상상을 실제 그랬을 것처럼 느끼게 한다.


작품 속 인물이 작가와 애정 일지 애증 관계인지는 알 수 없다. 그 속내를 밝히는 것 역시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이 작품이 만약 앞서 상상한 두서너가지 애깃거리를 반영한 것이라면 당시 젊은 남자들의 핫템이 무엇이고, 그들이 누리고 싶은 가치는 무엇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작품, 더 나아가 작가의 욕망도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작품 아닐까 싶다.



#알라프리마 #청기사파 #파이프담배 #헤어스타일 #와인



전략컨설팅[H]



작가의 이전글 [H갤러리] Norman Rockwell · 독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