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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Jul 02. 2021

[H갤러리] Waheed Ibne Musa · 러브레터

파키스탄

saatchiart.com

Writing You Again. 2019.



7월 컬렉션. 글의 시간



이 작품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다. 마치 눈을 감고 집은 물감을 닥치는 대로 페인팅한 듯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균형감을 상실한 모델,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책상과 붉은 벽면과 푸른 하늘과 황금 들판 아래 검은 바다 등등 그럴듯한 풍경을 떠 올릴 수도 없다. 심지어 눈곱만 한 조화로움 조차도 없다. 어떤 의미를 찾으려는 습성을 바꾸지 않는 한 이 작품은 두고두고 할 얘깃거리가 많을 것 같다. 이런 내 컴플레인을 들은 것인지 Waheed Ibne Musa는 이 작품 후기에서 '유화 물감과 붓을 처음 구입해서 그렸고, 돈이 없어 모델은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속사정이 그렇다 하니 더 할 말은 없었다. 이쯤에서 글쓰기를 마칠까 했다. 한데 이 작가는 마피아 얘기를 다룬 소설을 쓴 작가였다. 아마존 프로필에는 건설업을 그만두고 흙으로 작은 집을 지으며 사는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소개 글을 읽었을 때, 무엇인가 꼬집고 싶은 데 그리하면 안 될 것 같은 중력이 작동하는 것 같았다. 독자 리뷰 몇 개를 읽던 중 묘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언어의 흐름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 리뷰 문장을 발견한 후에야 비로소 이 작품 감상 한 줄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유화의 흐름이 호러물 같았다' 쯤으로 말이다.



전략컨설팅[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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