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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Aug 04. 2021

[H갤러리] 데이비드 호크니 · 1972

뮌헨 올림픽 다이빙 포스터

Diver Poster for Olympische Spiele München

artsy.net


8월 컬렉션. 데이비드 호크니



올림픽이 한 창이다. 한데 예전만큼 회자되지는 않는 듯 싶다. 거리두기 4단계 방역 수칙 탓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개최지 때문일까. 사는 게 힘들어서 그럴까. 무더위 탓일까. 메타버스에 올라 타 가상현실 세계가 현실 세계보다 더 재미있어 그럴까. 굳이 다른 점 하나를 꼽자면 메달을 바라보는 시대정신이 달라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올림픽 정신을 드높이고자 하는 태도와 행동에 더 열렬한 박수를 보내기 때문이다. 멀리 갈 필요 없이 나부터가 그렇다.

David Hockney(1937 ~  , 영국)는 1972년 뮌헨 올림픽 한 다이빙 선수의 극적인 순간을 화폭에 담았다. 이 작품은 1960년 대 남부 캘리포니아로 이사한 호크니가 '수영장'을 주제로 삼은 시절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호크니의 수영장 연작 대부분의 오브제는 반짝이는 물과 함께 등장하는 두 남자였다. artsy.net은 두 남자에 주목했다. 호크니 고향 영국은 동성애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데 그 이주한 이곳 남부 캘리포니아는 동성애자 간 가정생활을 목격하면서 얻은 폭발적인 감정을 화폭에 옮겼고 그 작품은 호크니를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라서게 했다. 수영장과 두 남자, 데이비드 호크니가 펼치는 이 시리즈는 어느 편을 감상하더라도 따듯한 캘리포니아 날씨가 만든 배경 속에 살얼음을 걷는 듯한 형용모순적인 전경의 조화가 감상의 포인트라 하고 싶다.

사실 이런 맥락에서 올림픽 포스터는 호크니의 수영장 연작 핵심 주제는 자연만이 만들어내고 인간이 표현할 수 없다는 물결을 정말 신나게 그린 작품이다. 다이빙 선수 손 끝이 수영장 물 표면에 닿는 순간 그 희열과 흥분이 선수 얼굴 표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TV로 보는 올림픽 다이빙은 이 선수와 같은 표정은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첨벙하는 물소리를 기억하고 이 작품을 다시 보면 호크니 작품이 위대한 까닭을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다. 이번 올림픽 유일하게 본 경기였다.

 

#데이비드호크니 #DavidHockney #수영장 #두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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