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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Aug 12. 2021

[H갤러리] A Bigger Splash · 1967

데이비드 호크니(1937 ~  , 영국)

A Bigger Splash · 1967

tate.org.uk



8월 컬렉션. 데이비드 호크니



'첨벙' 하는 소리를 들었다. 고개를 돌렸을 때 본 물보라는 정확히 2초였다. 1976년 데이비드 호크니는 2주 동안 이 Splash를 그렸고, 이외에도 수영장 물결무늬며 빛이 투과한 수영장 속을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를 특별한 오브제로 삼고 맹렬한 집착을 보이는 까닭에 대해서는 찰나를 기억하는 데 있어 사진보다 그림이 더 나은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호크니의 이 말은 그대로 실현되었다. 

2019년 국내 전시 행사 때 갤러리가 가장 오래 머문 작품이었고, 프린트 역시 가장 많이 판매된 작품이었다. 무엇이 빠졌는지 알 수 없는 궁금증은 수 만 갈래 상상을 불러일으킨 탓이다. 하지만 이 작품 백미는 첨벙 소리를 낸 지점을 제외한 수영장 물 표면은 고요하다는 데 있다. 그 흔한 파문도 없다는 점이다. 소리는 났지만 누구도 이 splash에 동요하고 있지 않다. 이를 두고 Edward Hopper 작품과 그 궤가 비슷하다고도 말한다. 그 보다 이런 측면이 나는 더 끌린다. 호크니가 이주한 이곳 LA는 자신이 커밍아웃을 했다고 해서 그 누구도 동요하지 않는 그 강렬한 인상을 이 작품에 투영한 것이라고 말이다. 요컨대 호크니 고향 런던에서는 향유할 수 없는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흥분을 이 작품에 오롯이 담았다는 것이다. 이 작품을 그렸을 당시 호크니는 뮤즈이면서 연인인 피터 슐레진저와 열애 중이었으니 첨벙첨벙 매일매일 얼마나 큰 소리를 내고 싶었을까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고 싶다. 



전략컨설팅[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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