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1937 ~ , 영국)
thedavidhockneyfoundation.org
9월 컬렉션. 데이비드 호크니. Woldgate
Lovely Day with Puddles([H갤러리] 데이비드 호크니 · Woldgate (brunch.co.kr) 에서 100야드(91.44 미터) 위쪽 길에 Woldgate Tree가 있다. 어느 한적한 길을 걷다 보면 흔하게 볼 법한 나무이다. 눈여겨 두지 않으면 언제 사라져도 대수롭지 않을 고목일 뿐이다. 한데 데이비드 호크니는 그리 보지 않은 듯싶다. 넓은 평야를 든든히 지켜준 파수꾼이었을 것이고, Woldgate 길이 낯선 이에게는 방향을 정하는 이정표로도 봤을 수 있다. 어쩌면 로미오와 줄리엣을 방불케 한 두 남녀가 이 나무에서 언약을 하고, 길을 따라 Woldgate 숲 속으로 아니면 그 밖으로 사라진 광경을 목도한 유일한 증인 인지 모른다. 이와 관련한 비밀을 지금까지도 한 마디 내뱉은 적이 없으니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운 나무 아닌가 모르겠다. 이 모든 사연을 호크니는 헤아린 듯 펜을 들어 스케치를 시작했을 것이다.
슥삭슥삭 나무에 얽힌 사연을 스케치하는 중, 바람결이었을까. 여보시오 화가 양반, 이왕이면 가장 아름다운 시절 내 모습을 그려 주시오. 한치 놀란 기색도 없이 호크니는 반문했다. 어느 시절이 가장 아름다웠소라고 말이다. 지금 이 모습이 바로 가장 아름다운 내 시절이라오. 부탁함세. 나무의 말을 듣고는 호크니는 이 나무 그리기를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Woldgate 길에 들어선 일은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내 고향 땅이니 곳곳을 둘러봤음 싶어서 나선 길이었을 텐데 Woldgate 나무는 지금 내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라며, 누가 요크셔 땅에 뿌리내린 나무 아니랄까 봐 퉁명한 것이 사람으로 착각할 뻔도 했을 것이다. 숱한 사연과 역경을 홀 몸으로 받치고 견딘 세월을 통탄할 만도 한데 그 일 모두 사르르 녹이고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바로 지금이라는 나무의 숨 소리는 호크니에게도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내게도 아름다움을 대하는 통찰이라고 밖에 따로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 작품 Woldgate Tree는 그 울림을 성심을 다하고 정성을 기울인 호크니가 세상에게 보내는 그림다운 그림 선물이다. 같았다. #데이비드호크니 #Woldg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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