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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Jan 04. 2022

[삼삼한] 24시간


내게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이었다. 그때 시간이 낮 12시. 일부 내용은 이미 해 둔 터라 큰 걱정은 없었다. 2시간은 새해 다짐을 글 쓰는 데 썼다.


22시간이 남은 지금 시점 PPT는 39장이다. 1박 2일 강의를 생각하면 적어도 140장 정도는 있어야 마음 놓는다. 


오후 5시까지는 5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였고, 순조로웠다. 3시간을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앉아 노트북 모니터 속 PPT와 자료를 헤집은 결과다. 하지만 기진맥진. 저녁을 먹고 잠깐 아주 잠깐 넷플릭스에 접속했는데 2시간을 썼다. 


이제 남은 시간은 16시간, 어둠이 안개처럼 잦아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한데 변수가 돌발했다. 체력이 뒷받침을 하지 못한다. 아니나 다를까 잠깐 눈을 감았고 떴을 뿐인데 1시간을 잤다. 잠이 보약이라는 이 말 자고 나니 실감한다. 눈이 초롱초롱 정신은 맑고 심장 박동은 젊다. 이대로라면 내일 아침 7시쯤에는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웬걸 두 번째 복병이 나타났다. 삐거덕 의자 휘는 소리가 아니었다. 잠시 쉬어 가는 참에 분위기 전환할 겸 야간 모드로 돌입한다. 마치 퇴근을 한 양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일기를 쓰듯 한 편 글을 쓰자 자정이다. 


남은 시간 12시간, 그리고 아침 8시이다. 예상보다 1시간 늦었지만 전체로 보면 4시간 일찍 마무리 지었다. 전략전문가 과정 Thinking Skill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럴 때면 이상하고 촌스럽게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충무공의 결연함이 내게 깃든 듯이 군다. 이 과정이 명량 해전 급 일로 내가 여겼는가 싶다. 그렇다 하면 나는 살아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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