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지마!
방법이 없어, 달리 뾰족한 수가 없어
그저 물을 한 사발 들이켜고 또 차를 마시고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과일이든 견과류든
쓰린 속을 채우는 수 밖에 없어
채워서 떨리는 미세한 경련들을 잠재우고
징징거리는 불쾌감을 조금씩 조금씩 밀어내야해
더러는 간밤에 호기롭게 세상을 평정했던
유쾌한 반란을 상기하면서
다 잊는 거야
세상만사 걸리적거리는 거 깡그리 무시하고
그냥, 그냥 눈감는 거야
눈 딱 감고 지금은 깊은 산 속 버려진
나무처럼 쓰러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