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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Nov 01. 2022

깨달음의 참 빗질

옷장안 선반위에 고이 모셔 두었던

삼천원짜리 솔빗의 비닐 포장지를 조심스레 뜯는다

몇 년을 사용하지 않았던 새 빗 

오늘 이 시간에는 개봉해야 마땅할 듯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는 이유를 몰라 마음을 놓은 지 수년....


한줄기 섬광!

정체성을 찾은 거 같은 어렴풋한 계시가

천둥소리 없이 벼락처럼 관통하는 시간


남들은 히들히들 웃을지 모르지만

그 새 빗으로 벼락으로 관통한

나의 또 다른 머리를

스무 살 첫 비질할 때처럼

조심스레 빗질할 일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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