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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Apr 03. 2023

어떤 별리

언제쯤부터였던가

균형을 잃고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겁 많은 놈이 되어 비굴해져 있었다

아닌 척 큰소리쳤지만

오히려 더 낯선 얼굴

돌아보니 아직도 이승의 땅

내가 나를 분간하기 어려워졌구나

매일 조금씩 우울해져 좌충우돌

수면부족과 식탐갈등 핏발선 눈

     

“그 사람 앞에서

당당하고 싶어요

내일은 그이 산소에 갈려고요

다 털고 가고 싶어요

양도세가 아깝고 

내 생애에 두 번 다시 그런 집을 살 수 없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돈은

내 돈이 아니라잖아요

그래서 임자 나왔을 때 팔려고요

새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어요”

     

그래, 그렇겠지 그러고 싶은 맘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적어도 오늘은 모든 욕망 억제하고

조용히 눈감고 물 밀 듯이 밀려오는

형용할 수 없는 어떤 쓰라림 받아들이렵니다

그러라고 하니

훗날, 아니 지금도

당신처럼 나도 당당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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