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에 드리워진 블라인드를 올리고
어둑어둑해진 세상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창문을 열어라
문을 닫아놓고 창밖을 보는 일은
훗날 상처 받을 일이 커지는 일이다
눈자욱이 욱신거리고
낯선 이가 거울 속에 있는데
아직도 방안에 혼자 웅크리고 있다
외계인에게 수신호를 보내고 있나?
특히 이 땅 이곳에서는 이러면 안 되는데
설마 그렇게나 하겠나
내가 나를 다독이는 우를 범하고 있네
훗날 상처받을 일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라도 창문을 열자
그만 짝사랑하고 과감하게
길 위에 내려서자
발 딛는 부분이 비록 위태로운
허공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