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밤 두발로 나의 어깨를 툭툭 건드린다
어두워도 주인의 얼굴과 어깨는 정확히 구분해 낸다
슬그머니 이불을 걷어주면
사람보다 진정어린 코코가
내 옆구리에 붙어 몸을 비빈다
2023년의 찬란한 봄은
우려와 설렘을 안고
역사 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간다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던 눈물의 봄
남의 눈 과하게 의식하지마라
실은, 남도 내게 그리 관심 없다
더러는 어눌하고 어설퍼야
외려 기분 좋아지는 법
늦은 철쭉 피듯이
깔아놓은 자갈사이로
의연하게 밀고 올라오는
천남성의 굵은 순
머지않아
붉은 혓바닥 같은 현기증 나는
진득진득한 꽃대처럼
누가 보든 안보든
소리 없이 힘주어
일어서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