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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May 02. 2023

망중한

캄캄한 밤 두발로 나의 어깨를 툭툭 건드린다

어두워도 주인의 얼굴과 어깨는 정확히 구분해 낸다

슬그머니 이불을 걷어주면

사람보다 진정어린 코코가

내 옆구리에 붙어 몸을 비빈다

     

2023년의 찬란한 봄은

우려와 설렘을 안고

역사 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간다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던 눈물의 봄

     

남의 눈 과하게 의식하지마라

실은, 남도 내게 그리 관심 없다

더러는 어눌하고 어설퍼야 

외려 기분 좋아지는 법

     

늦은 철쭉 피듯이

깔아놓은 자갈사이로 

의연하게 밀고 올라오는

천남성의 굵은 순

머지않아

붉은 혓바닥 같은 현기증 나는

진득진득한 꽃대처럼

     

누가 보든 안보든

소리 없이 힘주어

일어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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