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부터인가 길거리에 이름 모를 풀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름은 알 수 없지만 낯익은 꽃들
내가 다섯 살이나 여섯 살 때도 예쁘다, 경이롭다 그런
느낌이 들었을까? 그 나이에 경이로운 건 알지는 못해도
제대로 기억도 안나지만 그랬을 거야, 틀림없이 그랬을 거야
지금처럼 가슴속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진 않았겠지만
예쁘다, 귀엽다 가만가만 뺨에 문질렀을 거야
강아지 코난이가 얼굴이며 등허리를 바짝 붙여 문지르듯이
지금의 내 모습이 이름 없는 풀꽃이듯이
길 걷는 행인이 나를 무심코 흘려보내듯이
아무도 관심 같지 않는 여름 숲
외로운 풀꽃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