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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Jun 30. 2023

이름 없는 풀꽃이듯이

어느 날 부터인가 길거리에 이름 모를 풀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름은 알 수 없지만 낯익은 꽃들

내가 다섯 살이나 여섯 살 때도 예쁘다, 경이롭다 그런

느낌이 들었을까? 그 나이에 경이로운 건 알지는 못해도

제대로 기억도 안나지만 그랬을 거야, 틀림없이 그랬을 거야

지금처럼 가슴속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진 않았겠지만

예쁘다, 귀엽다 가만가만 뺨에 문질렀을 거야

강아지 코난이가 얼굴이며 등허리를 바짝 붙여 문지르듯이

     

지금의 내 모습이 이름 없는 풀꽃이듯이

길 걷는 행인이 나를 무심코 흘려보내듯이

아무도 관심 같지 않는 여름 숲

외로운 풀꽃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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