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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Jun 30. 2023

사람이 싫어진다

호흡을 가다듬는 일

경청하는 일

때를 기다리는 일

지극히 간단하면서도 그리하지 못한다

시간에 대한 정중한 예의와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한번 크게 흔들리고 나면

뿌리나 바닥을 통째로 보고나면

냉랭하게 식어버린다

한배를 타고 난 형제나

밥을 오랫토록 함께 먹어온 식구도 

마찬가지다

     

흐릿해진 눈을 감는다

더 이상 글을 읽을 수가 없다

인간들이 싫어졌다

정(情) 가는 자가 없어졌다

어차피 홀로가는 인생이지만

신파조(新派調) 같은 도심이 슬슬 싫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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