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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Jun 30. 2023

어떤 비밀

1.

초여름에서 본격적으로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간

땅거미 서서히 스며들고 새들도 집을 찾아 날아드네

녹음이 짙어지는 만큼 마음도 아스라이 빌딩 숲과

들판사이로 후줄근하게 풀어져간다

     

사랑했던 부모님도 모두 떠 난지 십여 년

가깝다고 생각했던 지인들

알고 보니 야속한 놈 더러 나오는 구나

그래도 괜찮다 당신들이 나를 짤랐을지라도

조금도 서운하지 않다

너희 알량한 소갈머리가 손에 잡히니 외려,

마음 정리하기 좋구나

     

2.

돌이켜 보면 내가 모르는 비밀들

당신들 가슴에 품고 무덤으로 갔나?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 진실을 앞길이 없다

나이 예순이 지나고 보니 굳이 알 필요가 없구나

설사 안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세상사, 가정사 굳이 다 알 필요도

알릴 필요가 없다

몰라도, 알려고 노력 안 해도

햇살은 강렬하게 내리쬐고

더러 세찬 소낙비가 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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