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오고 가는 바람은 각각이다
삶에 가장 고적한 순간
바람을 싸안고 생을 향해 돌진하는 참매
지상 어디에도
당신이 찾고 있는 시조새는 없다
너의 영혼과 나의 목숨
결코 잠들 수 없는 혹한의 상처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바람
사계절,
어느 바람도 이런 바람은 없다
졸다가 문득 눈떠보니
이 황당한 허전함
몇몇 어설픈 작자들이 시인 흉내를 내며 무채색의
수필로 글을 나열해 놓고 개폼 잡는 책을 뒤적거리다가
불현듯 섬광처럼 날아든 새 한 마리!
시조새여!
내 그리도 네가 보고 싶어
오늘도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에 사무치는 마음
안으로만 웅얼거리는 구나
높낮이가 불분명한 계단과 뒤섞인 절벽 따위를
위태롭게 오르내리는 무리들
누가 누구를 탓할 것이며 원망할 것이냐?
희망도 기다림도 기실은 슬픔과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말장난 말속으로 떨어지고 마는
은유나, 경박한 혀가 아니라
진실로 외롭지 않아 외로운 척 하는 사내
혹, 전설의 벽에서 뛰쳐나오지 못하고 있는
날개 꺾인 시조새, 당신의 모습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