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흔들리는 줄 모르고
제 고집이, 지 주장이
육체와 정신이 송두리째
꼬라박히는 줄 모르고 허칠대다가
늦여름 후텁지근한 바람 부는
쓸쓸한 변두리 골프장 벤치에서 쓰러져
시원하게 말 한마디 못하고
생을 마감하였다
욕하는 거 아니다
결코 삿대질하는 거 아니다
니만 몰랐지 다른 이에겐
너의 똘기가 죽음을 재촉하고 있음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실은 나도 죽음에 대해선
그리 민감하거나 슬기롭지 못하다
세상을 향해, 원인 모를 분노로
울부짖다가 쓸쓸하게 들판의 늑대처럼
눈 감을지 모를 일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제발 입 닫고, 앞에 앉은이 말
경청하는 점잖은 사자가 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