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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Dec 29. 2023

白川村

지금 내 모습을 보고 싶거든

白川村으로 가거라

     

2,702미터의 白山

비슷한 높이의 산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달덩어리가 별무더기와 통째 풍덩 빠진 곳

사방이 숲으로 뒤덮여 있는

시간이 멈춘 듯 한 날것의 마을 白川村

연강수량 2,458미리강설량 평균 972센티

     

일곱여덟살즈음 아침사랑방 문을 열 때

밤새 내린 눈이 마루까지 쌓여 문이 열리지 않던 고향집

50여년이 훌쩍 지난 오늘 타임머신 타고 돌아왔네 

     

눈앞으로 훅 치고 들어오는

설국의 원시림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레 겹치는

절정의 무수한 뿌리와 미세한 분말들

지역만 다를 뿐시간은 따로 흘러갔음이 분명하다

그 과거와 현재

비루한 현실과 별개로 버젓이 숨 쉬고 있는

또 다른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혼돈

     

나는 과거로부터 이 자리에 와서

오늘 또 다른 과거의 미래로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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